인문학·창작동화 등 후보도서 10권 '다채'
시민투표·심의 거쳐 2개 부문 1권씩 선정

창원시는 책을 통해 시민들이 공감, 소통하는 계기를 마련하려고 '2019 창원의 책' 선정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달 지역 문인, 대학 교수 등 13명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가 시민으로부터 추천받은 도서 200여 권을 대상으로 1차 심의를 거쳐 후보 도서 10권을 선정했다.

일반·청소년 부문 후보 도서는 <골든아워> <도시의 얼굴들> <아몬드> <열두 발자국> <이상한 정상가족>, 어린이 부문 후보도서는 <내 동생 필립> <도깨비폰을 개통하시겠습니까?> <동생을 데리고 미술관에 갔어요> <땅지원의 키크기> <별을 사랑한 시인 윤동주>로, 부문별로 1권씩, 총 2권을 최종 선정한다.

시는 시 누리집을 활용한 온라인 설문조사와 함께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마산 월영광장, 창원 정우상가, 진해 중앙시장 앞 등에서 야외 게릴라 투표를 진행했다.

9일에는 창원 용지호수 공원에서 마지막 게릴라 투표를 했다. '2019 창원의 책'은 시민 선호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19일 예정된 2차 선정위 회의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어떤 책이 후보에 올랐는지 살펴본다.

▲ <골든아워>
<일반·청소년 부문> ◇골든아워(이국종 지음) = 전 2권. '부제는 생과 사의 경계, 중증외상센터의 기록 2002~2013'. 중증외상 분야 외과 전문의인 이국종 교수가 대한민국 중증외상 의료 현실을 담았다. 생사를 가르는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환자와 의료진의 치열한 서사이다. 이 책이 추천된 이유로 창원시 도서관 사업소는 '사람을 살리겠다는 너무나 당연한 일을 하기 위해 세상과 치열하게 싸우는 의사 이국종의 기록을 통해, 정의와 직업의식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고 밝혔다.

▲ <도시의 얼굴들>
◇도시의 얼굴들(허정도 지음) = 부제는 '한 도시에 남긴 16인의 흔적'. 마산에서 태어나 살고 있는 건축가 허정도가 쓴 책. 20세기 전반 60여 년 전, 마산이라는 한 도시에 남긴 16인의 흔적을 추적했다. 한 도시를 거쳐 간 사람들의 이야기이자 그들이 머물고 스쳤던 시간과 장소에 관한 이야기. 마지막 왕 순종, 한글학자 이극로, 여장군 김명시, 나도향의 마산 석 달, 고향의 봄 이원수, 만석꾼 옥기환, 추기경 김수환 등을 이야기한다. 우리 지역 사람과 정서를 담은 책으로 추천됐다.

▲ <아몬드>
◇아몬드(손원평 지음) = 청소년 장편소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의 특별한 성장 이야기이다. 16살 소년 선윤재는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다. 아몬드라 불리는 편도체가 작아 분노도 공포도 잘 느끼지 못한다. 그런데 크리스마스 이브이던 16번째 생일날 비극적인 사고가 일어나 가족을 잃는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윤재 앞에 분노로 가득 찬 아이 곤이가 나타난다. 청소년과 성인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사회와 타인을 둘러보는 계기가 되는 도서라며 추천됐다.

▲ <열두 발자국>
◇열두 발자국(정재승 지음) = 정재승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가 10년 동안 기업이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해온 뇌과학 강연 중 흥미로운 12편을 묶었다. 책을 관통하는 핵심 주제는 '뇌과학의 관점에서 인간은 과연 어떤 존재인가'. 의사결정, 창의성, 놀이, 결핍, 습관, 미신, 혁신, 혁명 등 인간의 다양한 행동과 그것을 바라보는 여러 관점을 통해 인간을 다각도에서 이해하고자 한다. 뇌과학을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쉽게 쓴 책이라는 점이 추천 사유로 꼽혔다.

▲ <이상한 정상가족>
◇이상한 정상가족(김희경 지음) = 부제는 '자율적 개인과 열린 공동체를 그리며'.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는 결혼제도 안에서 부모와 자녀로 이뤄진 핵가족을 이상적인 가족 형태로 간주하는 사회 및 문화적 구조와 사고방식을 말한다. 바깥으로는 이를 벗어난 가족 형태를 비정상이라 간주하며 차별하고, 안으로는 가부장적 위계가 가족을 지배한다. 저자는 가족 안팎에서 아이들을 대하는 방식에서 드러나는 인간성과 도덕성, 질서, 개인과 공동체에 대한 우리 사회 통념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 <내 동생 필립>
<어린이 부문> ◇내 동생 필립(박현숙 글·이주희 그림) = 국적과 언어를 뛰어넘어 진짜 가족으로 거듭나는 민준이와 필립 이야기. 아빠의 재혼으로 필리핀인 새엄마와 동생 필립이 생긴 민준. 하지만 우리 말이 서툰 새엄마와 필립 때문에 민준이는 필립의 숙제와 준비물을 챙기는 것을 비롯해 하나하나 돌봐줘야 한다. 이로 인해 생긴 갈등으로 민준이는 힘들어하는데…. 이 책은 다문화 가정에만 국한되지 않고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많은 아이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이유로 추천됐다.

◇도깨비폰을 개통하시겠습니까?(박하익 글·손지희 그림) = 지우는 어느 날 학교 도서관에서 이상한 스마트폰을 발견해 집으로 가져온다. 한밤중 걸려온 전화를 받고 찾아간 곳은 온갖 신기한 일이 벌어지는 도깨비 소굴. 도깨비 아이들은 도깨비방망이 대신 스마트폰을 들고 다닌다. 스마트폰으로 메신저를 통해 대화를 하고, 애플리케이션으로 둔갑술을 쓰거나 가상현실을 만들어 게임을 즐긴다. 스마트폰이라는 요물에 휘둘리지 말고 영혼의 중심을 잡고 살라는 내용이 좋다는 이유로 추천됐다.

▲ <동생을 데리고 미술관에 갔어요>
◇동생을 데리고 미술관에 갔어요(박현경 글·이진희 그림) = 은이는 앞을 보지 못하는 동생 찬이를 데리고 미술관에 갔다. '시각 장애 아동을 위한 미술관 나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이다. 그동안 동생이 아프자 부모님의 관심은 동생에게만 쏟아지면서 은이의 마음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미술관에서 그림을 만져보면서 찬이는 닫힌 마음을 여는데…. 가족조차 이해할 수 없는 장애인의 마음과 장애를 가진 동생을 이해하게 되는 누나의 이야기로 감동을 불러온다며 추천됐다.

▲ <땅지원의 키크기>
◇땅지원의 키크기(박정희 글·김진화 그림) = 가족과 이웃, 학교 친구들 속에서 당당히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12살 지원이의 모습을 담았다. 반에서 가장 키가 작은 아이 땅지원. 매일 줄넘기를 해야 하는 인생이 괴롭다. 엄마는 성장 클리닉에 가자고 난리다. 그동안 누구에게도 숨겨 온 꿈을 포기해야 하는 걸까. 이책은 지원이의 성장 과정을 따라가 보면서 진정한 마음의 성장법을 배우게 되고, 삶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자아존중감을 배양할 수 있게 한다며 추천됐다.

▲ <별을 사랑한 시인 윤동주>
◇별을 사랑한 시인 윤동주(소중애 글·최현묵 그림) = 일제 강점기 어두운 시대 상황에서도 아름다운 시를 남긴 윤동주 시인의 어린 시절 이야기와 동시를 만나볼 수 있다. 윤동주 선생의 삶과 당대 분위기를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는 작품. 또 윤동주 시인의 삶과 경험에서 우러나온 시를 연관지어 보여주면서 시인의 삶과 작품이 나오게 된 배경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그 시대와 인물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으로 추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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