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효용성 논란에 9월 타당성 용역 예고

거제시 영어마을이 설립 10년 만에 존폐 갈림길에 섰다.

사실상 효용 가치가 떨어진다고 판단한 시가 향후 운영 여부를 용역을 거쳐 판가름하기로 했다. 그동안 시의회를 중심으로 예산 낭비 논란이 제기된 터라 계속 문을 열지, 아니면 문을 닫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거제시는 영어마을 위탁 기간 만료(2020년 6월 말)를 앞두고 계속적인 시설 운영 필요성에 대한 논의와 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운영 타당성 용역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용역은 2009년 7월 영어마을 설립 이후 운영 효과를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또 운영을 맡을 업체가 별로 없는 현실을 고려해 지금보다 효율적인 운영 방안을 찾아내거나 좋은 대책을 세우는 것도 포함한다.

시는 다음 달 추가 경정 예산안에 관련 용역비(2200만 원)를 편성한 뒤 시의회 심의·의결을 거쳐 오는 9월 수의 계약으로 용역을 발주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용역 기간은 9~10월 두 달간으로 비교적 짧다.

▲ 설립 10년 만에 효용 가치가 떨어진다고 판단돼 타당성 용역을 앞둔 거제시 영어마을 전경. /거제시

영어마을은 '고품질의 실전 체험 영어 교육으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한다'는 취지로 14억 5000만 원을 들여 옛 국산초교 덕포분교(거제시 덕포4길 17)를 구조 변경해 지난 2009년 7월 1일 문을 열었다. 2층 건물에 교실 11개, 식당, 강당 등을 갖춘 통학 체험형 시설이다.

애초 ㈜헤럴드(옛 헤럴드미디어)가 설립 당시부터 2017년 6월 말까지 수탁 운영했고, 그 후로는 ㈜IESG 측이 운영하고 있다. 초등학교 3~6학년과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한 정규 과정(참가비 1일 1만 5000원), 겨울·여름방학 캠프(주당 18만 원/4주 과정) 등 6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시는 영어마을에 투입하는 예산 대비 효과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시에 따르면 영어마을 위탁금으로 2015년 8억 2510만 원, 2016년 7억 4555만 원, 2017년 7억 3428만 원, 2018년 4억 2000만 원 등 최근 4년간 27억 2494만 원을 위탁 운영 사업자 측에 지원했다.

같은 기간 교육 인원을 기준으로 한 목표 대비 실적은 2015년 87.8%에서 이듬해 92%로 소폭 상승했다가 2017년 87.7%로 떨어진 후 지난해에는 62.8%에 머물렀다. 이 기간 영어마을에서 총 3만 6375명이 교육받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계획(4만 5532명) 대비 실적은 79.7%에 그쳤다.

시 교육체육과 관계자는 "영어마을 운영비 대비 효과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용역 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평생학습원 등 다른 용도로 전환하거나 시설 폐지도 검토할 방침"이라며 "현재는 원어민 교사 수업 등으로 영어마을 설립 당시와 비교하면 수요와 여건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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