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할인카드 가맹점 미등록
등록된 부산시민은 진료비 감면

양산부산대병원에서 셋째 이상 다자녀 가정에 주는 감면 혜택이 정작 양산시민에게는 무용지물이다.

2007년 본원인 부산대병원이 부산시와 협약을 맺고 '부산가족사랑카드' 가맹점으로 등록하면서 셋째 이상 다자녀 가정에 일부 비급여 검사 항목 진료비 10%를 감면해주고 있다.

이에 따라 양산부산대병원도 가족사랑카드를 가진 부산시민에게 같은 혜택을 주고 있지만 경남i다누리 카드를 가진 양산시민은 혜택을 볼 수 없다. 양산부산대병원이 경남i다누리 카드 가맹점으로 별도 등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출산 장려 정책의 하나로 광역단체마다 도입한 다자녀 할인 카드가 서로 연계되지 않은 탓도 있지만 광역단체 사업이라는 이유로 지역에서 카드 가맹점 관리에 신경 쓰지 않은 것도 이유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해 10주년을 맞은 양산부산대병원을 바라보는 양산시민의 시선도 곱지 않다.

▲ 양산부산대병원 전경. /경남도민일보 DB

2008년 개원 이후 각종 시설 확충에 적지 않은 양산시 예산을 지원받으면서도 정작 지역 환원사업은 인색하다는 볼멘소리가 지역사회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시의회는 병원 관련 예산 심의 때마다 이러한 문제를 제기하고 양산시와 병원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6년 양산시민에게 일부 주차요금을 감면해주기로 한 것 외에 내세울 만한 결과물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다자녀 가정에 제공하는 혜택이 부산시민에게만 적용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황당하다'는 반응마저 나오고 있다.

아들 셋을 둔 ㄱ(37·동면 석산) 씨는 "양산에 있으면서 혜택은 부산시민에게만 준다는 말을 듣고 어이가 없다"며 "비록 큰 혜택은 아니지만 지역을 대표하는 종합병원으로 배려가 아쉽다"고 말했다.

민원이 불거지자 뒤늦게 양산시는 지난달 중순께 병원에 다누리카드 가맹점 등록을 요청한 상태지만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병원 재정 적자를 이유로 각종 감면 혜택을 줄이라는 취지의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양산부산대병원 관계자는 "본원 협약에 따라 부산시민에게 감면 혜택을 주고 있었을 뿐 양산에 적용하는 방법을 몰랐다"며 "문제제기에 따라 내부 검토를 시작했지만 확정적으로 시행 여부와 시기 등을 밝히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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