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내달 초 본계약 체결
대우노조 "쟁의행위 돌입"
현대노조 "즉각 중단하라"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후보자로 최종 확정됐다. 하지만, 대우조선 노조와 현대중 노조는 두 회사의 합병이 동반 부실로 이어질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KDB산업은행은 12일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할 의사가 없다고 11일 자로 공식 통보해옴에 따라 현대중공업이 인수후보자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3월 초 이사회를 거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지분 관련 본계약을 체결하고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31일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지분 전량(55.7%, 5973만 8211주)을 현물출자하고 기존 현대중공업을 물적분할해 중간지주회사인 '조선통합법인'을 설립하는 내용의 대우조선 인수·합병(M&A)에 관한 조건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산업은행은 현물출자 대가로 조선통합법인 지분을 받는다. 지주회사의 대주주는 현대중공업(28%), 2대 주주는 산업은행(18%)이고 지주사 아래 현대중공업 사업법인(비상장사), 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대우조선 4개 계열사를 둔다.

이처럼 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에 대우조선해양 경영권을 넘기는 구체적 계획을 발표하자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양사 노조는 크게 반발했다. 합병에 반대하는 양사 노조는 공동 대응 방침을 밝혔다.

▲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 매각하기로 하고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12일 발표함에 따라 대우조선해양노동조합이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박주수 복지2부장이 이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노동조합

대우조선 노조는 "천문학적인 국민 혈세를 투입한 대우조선은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며 기업 정상화에 성공했다"면서 "회사가 정상 궤도로 돌아서자마자 산업은행은 기다렸다는 듯이 현대재벌에 특혜를 주는 방식으로 대우조선 노동자들을 철저히 기만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산업은행 앞에서 천막투쟁을 시작한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13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행위를 결의한 뒤 18∼19일 조합원을 상대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이날 울산시청 프레스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반부실이 우려되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대우조선에 2021년 말까지 자금이 부족하면 현대중공업이 1조 원가량을 의무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이 흘러나오고 있다"며 "밀실 인수를 추진한 회사는 대우조선 인수를 즉각 중단하고 노조와 대화할 것을 요청한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전면적인 인수 반대 투쟁을 벌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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