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까지 다양한 문예 행사
창동예술촌·문신미술관서

"일동 그 자리에서 세배!"

재밌는 광경이었다. 주말이던 지난 8일 오후 6시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도시재생어울림센터에 모인 100여 명이 사회자의 구령에 따라 동시에 큰절을 올렸다. 그들 앞에 앉은 마산 지역 원로 문화예술인 20여 명이 이 절을 받았다. 절을 한 이들은 나름 지역에서 쟁쟁한 인물들이다. 이주영 국회부의장을 포함해 이현규 창원시 제2부시장, 박옥선·이옥선 도의원, 지역구 시의원은 물론 윤치원 경남문예진흥원 원장, 조보현 경남예총 회장, 안종복 경남민예총 이사장, 김영주 마산문화원장 등 지역 문화예술단체 수장들, 그리고 마산합포구와 마산회원구 구청장들까지 얼굴을 내밀었다. 윤한홍 국회의원은 축전을 보냈다. 지역에서 이 정도 인물들이 다 참석하는 행사가 또 있나 싶을 정도다. 이날 원로들을 대표해 이광석 시인이 나서 문화야말로 마산의 힘이란 덕담을, 박춘성 화가는 황금돼지해에 모두 소원청취하고 건강하시란 축원으로 이들의 세배에 화답했다.

이는 제32회 대동제 개막제 자리였다. 마산을 포함한 창원 전체, 혹은 경남을 통틀어 가장 먼저 열리는 지역 문화예술 행사다. 대동제는 마산 지역의 오랜 문화예술 전통과 예의, 자부심이 어우러져 1980년대에 만들어진 행사다. 원래는 마산 지역 예술인들이 설 명절에 선후배를 찾아다니며 새해 인사를 하다가 이러지 말고 차라리 설 지나고 한자리에 모여서 동시에 하자며 의견을 모았다. 바로 운영위원회를 꾸리고 대동제를 준비했다. 이왕 하는 거 공연도 하고 전시도 하기로 했다.

▲ 올해로 32년째 이어지는 지역 문화예술인 새해잔치 대동제 개막제가 8일 오후 6시 창동도시재생어울림센터에서 열렸다. 개막제에 참석한 원로 문화예술인들. /이서후 기자

그렇게 1987년 첫 행사가 열렸다. 장소는 당시 지역 예술인들의 사랑방 노릇을 하던 '고모령'이란 식당이었다. 현재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해거름 카페 건너편에 있던 곳이다. 고모령은 안 그래도 지역 문인과 화가들이 전시 장소로 애용하던 곳이었다.

첫 대동제에서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가장 먼저 원로들에게 세배를 하는 것으로 행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공연과 전시가 대보름까지 계속됐다. 올해가 32회이니까 지금까지 32년 동안 이 전통이 거의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행사가 커져서 장소가 대우백화점(현 롯데백화점 마산점) 갤러리, 창동예술소극장, 문신미술관으로 확대됐다.

올해 대동제는 8일부터 19일까지 창동예술촌 일대와 문신미술관에서 열린다. 구체적으로 8일 열린 개막식을 시작으로 창동예술촌아트센터 2층과 리아갤러리, 미협아트홀에서는 회화, 조각, 공예, 시화, 사진 전시회가 19일까지 열린다. 또 16일 오후 5시 창동예술소극장에서는 음악, 무용, 국악 공연이 펼쳐진다. 17일과 18일에는 오후 5시부터 지역 예술인, 시민 어울림 마당이 창동예술촌아트센터 2층에서 진행된다. 마지막으로 대보름인 19일 오후 3시부터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추산동 문신미술관에서 지신밟기, 기원제, 달맞이 공연 등 대보름한마당 행사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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