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없이 상태 끌어올린다면 기록 쌓일 것
선수층 두꺼워 K리그·FA·ACL 긍정적 전망

경남FC 김종부 감독은 박기동(31)을 영입하면서 팀을 떠나는 말컹을 대체해 달라는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191㎝ 피지컬로 보면 말컹에 밀리지 않는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성적으로 보면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기대할 부분은 지금까지 박기동이 활약한 경기에서도 팀이 패하면서 빛을 보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는 점. 또 빠른 발과 피지컬로 상대 수비수를 흔들어 놓는 포스트 플레이에 능해서 골이나 어시스트 등 객관적인 성과와는 관계없이 팀 성적에 기여했다는 점이다. 더구나 큰 키에 비해 발재간이 좋은데 왼발 오른발 가리지 않고 정확한 킥을 날릴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선수별 맞춤 전략을 잘 구사하는 김 감독의 용병술도 박기동에게 새 전성기를 열어줄 수 있을 듯하다. 박기동은 최고 전성기였던 상주상무 시절 동료들과 연계를 통해 본인의 장점을 잘 보여줬다. 이런 모습을 이끌어내는 데 김 감독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남은 3월 시작되는 K리그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4월 시작되는 FA컵대회 등 처음부터 주당 2경기씩을 소화해야 하는 강행군 일정을 앞두고 있다. 박기동의 부활이 절실하다. 지난 9일 경남이 전지훈련 중인 남해에서 박기동을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 지난달 태국 방콕에서 열린 경남FC 전지훈련장 모습. 박기동이 진지한 표정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경남은 처음으로 안다. 와보니 어떤가?
"프로 구단이라면 거의 비슷한데, 경남은 가족 같은 분위기가 많이 형성된 듯하다."

-경남 동계훈련은 하체 근력 훈련을 집중적으로 하면서 지옥훈련이라는 얘기도 있다. 직접 해보니 어떤가?
"프로에 와서 동계훈련을 많이 해봤는데, 경남이 색다른 훈련을 하는 것 같다. 잔근육 쪽 훈련을 많이 해보지 못했는데 경남에 와서 잔근육이나 이런 훈련을 많이 했다. 처음에는 적응이 안 되고 힘들었다. 하다보니 적응하면서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개인적 목표가 있다면?
"2년 동안 동계훈련 때마다 다쳐서 훈련을 많이 못했다. 포워드로서 골을 넣고 어시스트를 많이 하면 좋지만 그런 욕심보다는 부상을 피해야 한다. 안 다치고 하다보면 컨디션이 올라오고 골이나 어시스트 이런 건 따라올 것 같다."

-ACL 경험자로서 선수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ACL은 K리그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살짝 흥분도 되고 긴장도 되고 그런다. 그럴수록 준비를 잘해서 한두 경기를 잘 치른다면 긴장보다는 흥분과 희열을 느끼면서 뛸 수 있는 그런 분위기 될 것이다. 이동 거리가 많으니 몸 관리에 좀 더 신경 쓰도록 조언 잘해준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

-경남이 올 시즌 3개 대회에서 최대 50경기 이상을 치러야 한다. 경험자로서 생각은?
"작년까지 수원삼성에 2년 있으면서 ACL, FA, K리그 3개 대회를 해봤는데 정말 힘들더라. 경남은 올해 영입을 많이 해서 선수층이 두꺼워졌는데, 그런 걸 감안해 선수들이 준비한다면 별 문제는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ACL 처음 2~3경기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거기서 승점 많이 쌓는다면 리그하고 FA도 여유있게 좋은 성적 거두지 않을까 싶다. 처음부터 우승이다 4강이다 이런 목표를 정하기보다는 하나하나 차근차근 이기고 16강 8강 올라가다 보면 그때 더 동기가 생기고 의욕이 생기면서 높은 목표를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팬들에게 한말씀 해달라.
"이번에 경남에 왔는데 작년 말컹이 워낙 좋은 모습 보여주고 갔기 때문에 부담감이 없지 않다. 나 혼자 말컹 빈자리를 메운다기보다는 나만의 스타일로 팀에 더 도움을 주고 희생한다면 조금이나마 채울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응원 많이 해주시면 좋겠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