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의존도 3위인 한국 '우려'
"교역국 다양화·내수 활성화를"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로 신흥국들의 경제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 경제 의존도가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한국도 부정적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0일 '신흥국 경제의 5대 리스크 요인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 마찰 속 중국 경기둔화를 신흥국이 직면한 리스크 중 하나로 꼽았다.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6.6%로 전년보다 0.3%포인트 떨어졌다. 세계 교역량 1위인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글로벌 수입 수요가 둔화해 신흥국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남아프리카공화국 성장률은 0.33%포인트, 말레이시아는 0.31%포인트, 브라질 0.28%포인트 내려가는 등 신흥국 성장률이 하락한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세계 교역 성장세 약화 가능성이 커져 신흥국 경기의 하방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지난해 11월 세계무역전망지수를 98.6으로 집계했다. 이는 2016년 10월 이후 최저치로, 향후 글로벌 무역 성장이 둔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통화 가치 절하, 주식 수익률 하락 등 금융 불안 가속화도 신흥국이 직면한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지속하면서 신흥국 주가지수는 크게 하락하고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는 2018년 12월 말 965.7포인트를 기록, 1월 대비 23%가량 내렸다. 같은 기간 선진국 지수는 14.9% 하락하는 데 그쳤다.

태국과 멕시코를 제외하고 아르헨티나 페소화, 터키 리라화 등 신흥국 통화 가치도 지난해 큰 폭으로 하락해 금융 불안이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이 외에도 △부채 리스크 확대 △원자재 가격 불안정 △대내외 건전성 악화를 신흥국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신흥국 달러화 표시 부채는 2018년 3분기 3조 7000억 달러로 2011년 1분기 2조 1000억 달러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달러화 강세 탓이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락은 원자재를 수출하는 신흥국 경제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있다.

아울러 남아공·인도의 경우 대내 건전성, 터키·아르헨티나·말레이시아 등은 대외 건전성이 취약해 위기 때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신흥국 경제의 불안이 커진 만큼 한국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 경제성장 둔화의 경우 한국도 경계를 늦출 수 없다고 지적했다. 2017년 기준으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중국 수출 비중은 9.3%로 세계 중국 경제 의존도 순위에서 말레이시아와 함께 공동 3위였다. 중국 경제 의존도 1위는 GDP 대비 중국 수출비중이 16.7%에 달하는 싱가포르, 2위는 15.8%인 베트남이 각각 차지했다.

보고서는 "실물 및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비해 대응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내수산업을 활성화하고 중국 의존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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