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관측 분석 결과 발표
"낙동강 개방폭 확대 필요"

4대 강 보를 개방한 결과 유속이 빨라지면서 하천 자정 능력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전면 개방한 금강·영산강 자정 능력이 일부 보만 개방한 낙동강·한강보다 더 많이 좋아져 낙동강 전면 개방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환경부는 2017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4대 강 16개 보 가운데 11개 보를 개방하면서 관측한 결과를 종합 분석해 발표했다. 11개 보는 금강 세종·공주·백제보, 영산강 승촌·죽산보, 낙동강 상주·강정고령·달성·합천창녕·창녕함안보, 한강 이포보다.

보 개방에 따른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자정능력 향상이다. 환경부는 '자정계수'를 산출해 보 개방 전후 자정 능력을 비교·평가했다. 자정 계수는 미생물이 물속 유기물을 분해하면서 산소를 소비하는 속도와 공기 중 산소가 물속으로 공급되는 속도의 비를 뜻한다. 계수가 클수록 하천의 자정능력이 좋다.

전면 개방한 금강·영산강 자정계수는 낙동강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금강 세종보는 개방 전 2.447에서 개방후 19.574로 8배 늘었다. 영산강 승촌보는 9.8배(0.767→7.532) 좋아졌다. 일부 개방한 낙동강 자정계수는 상주보 1.7배(0.176→0.3), 강정고령보 1.3배(0.181→0.238), 달성보 1.2배(0.233→0.274), 합천창녕보 1.8배(0.252→0.465), 창녕함안보 1.1배(0.398→0.443)에 그쳤다.

일부 개방이지만 유속이 빨라지면서 낙동강에 변화는 컸다. 합천창녕보 체류시간은 최대 64% 감소해 유속이 최대 140% 증가하면서 물 흐름이 개선됐다. 낙동강 수계 전체에 축구장 면적 약 260배(1.826㎢)의 모래톱이 새로 생겼고, 축구장 452배(3.17㎢) 크기 수변 공간이 늘었다.

특히 개방폭이 컸던 하류 합천창녕·창녕함안보 수변 생태공간 확대가 눈에 띄며, 보 개방 후 강정고령보에 흑두루미, 창녕함안보에 큰고니 등 멸종위기종 서식이 확인됐다. 이 외에도 개방 기간이 긴 강정고령보, 달성보 구간에서 예년 같은 기간(2013~2016년)보다 조류·일반수질 농도가 줄었다. 환경부는 "낙동강은 충실한 실측 자료 확보를 위해 개방 폭과 기간을 확대할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임희자 낙동강경남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은 "정부는 2월 금강·영산강 보 처리 방안을 발표한 후 12월 낙동강·한강 보 해체·유지를 결정할 계획이다. 농업용수 문제 해결을 위한 시설 개보수를 서둘러 하루빨리 낙동강 보 수문을 개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낙동강네트워크는 낙동강 8개 보 해체를 위한 1만 명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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