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고향집서 출혈 사고
순찰 차량 발견 응급실행

설연휴 교통사고 예방 순찰을 하던 경찰이 출혈이 심한 3살 아이를 급히 병원으로 이송해 생명을 구했다.

편영진(36) 씨는 설을 맞아 창원시 소답동 고향집에 왔다 큰일을 당했다.

지난 4일 오후 5시 30분쯤 부모님과 외식을 하려 나서던 그는 둘째 아들을 업고 계단을 내려왔다. 바닥에 내려놓으려는 순간 아들이 몸부림을 쳤고, 계단 모서리에 부딪힌 아들 머리에서 피가 솟구쳤다.

편 씨 아버지는 피범벅이 된 손자를 안은 아들을 태우고 차를 몰아 병원으로 향했지만 도로 정체가 심했다. 다급한 마음에 마주오는 차가 없을 땐 역주행 시도도 했다.

도로에 갇힌 차 안에서 편 씨는 피를 많이 흘려 의식을 잃어가는 아들에게 말을 걸고, 꼬집기도 하며 애를 태웠다. 그러다 옛 39사단 정문 인근에 서 있던 경찰차를 보고 경적을 울리며 도움을 요청했다.

거점 근무 중이던 창원서부경찰서 의창파출소 정영두(52) 경위, 정성용(36) 경장은 아들을 안고 뛰어오던 편 씨를 태우고 사이렌을 울리며 급히 삼성창원병원으로 달렸다. 경찰차를 얻어타고 병원으로 출발한 시각이 오후 5시 55분. 정 경위와 정 경장은 5분 만에 병원에 도착해 편 씨 가족을 응급실에 보내고, 근무지로 돌아갔다.

편 씨는 경황이 없어 "고맙다"는 인사도 못했는데, 칭찬을 하고 싶다며 <경남도민일보>에 제보했다.

편 씨는 "경찰 도움으로 아들 이마를 꿰매는 수술을 잘 마쳤다. 차량으로 꽉 막힌 도로에서 아들은 정신을 잃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만 더 늦었으면 어떻게 됐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경찰 도움으로 아들이 살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경찰도 당시 다급했던 상황을 기억했다.

정 경장은 "맞은편에서 한 차량이 경적을 울리면서 회전을 했고, 피범벅이 된 아기를 안고 뛰어오는 아버지를 보고 위험한 상황임을 직감했다. 아이 아버지는 지혈을 하면서 '자면 안 된다, 정신 차려라'고 하며 잠들려 하는 아이를 계속 깨웠다. 아이를 키우는 처지에서 내 아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빨리 병원에 도착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정 경장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 경찰이자 아빠로서 아이가 무사하다고 해 오히려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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