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위 '보고회 열고 대화'건의
조규일 시장 "파업부터 풀라"
중재 한계에 의회 역할론 대두

진주지역 시내버스 업체인 삼성교통 노조 파업이 보름을 훌쩍 넘기면서 장기화로 접어들었지만 파업을 풀 수 있는 출구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파업을 풀기 위한 중재자 역할을 하는 진주시소통위원회(위원장 박영선)는 노조와 시 관계자를 차례로 만난 뒤 지난 1일 소통위 건의안을 시장과 삼성교통 대표이사에게 전달했다.

내용은 '진주시는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중간보고회를 개최하고, 삼성교통은 이에 참여해 소통의 장이 되도록 수용해주길 바란다'는 것이다.

소통위는 조규일 진주시장의 공약에 따라 시민이 참여하는 소통행정의 구현과 진주시정의 주요정책에 대한 제안 및 자문활동을 위해 지난해 12월 20일 출범했다. 소통위 출범 후 이번이 첫 중재로 기대치가 높았다.

▲ 7일 진주시청 직원들이 삼성교통 노조의 청사 점거 등에 대비해 청사 출입문을 잠그고 셔터를 내린 뒤 출입자들을 통제하고 있다. /김종현 기자

현재 삼성교통은 건의안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시는 명절 연휴 등의 이유로 아직 입장을 정하지 않은 상태이다.

박영선 위원장은 7일 "삼성교통은 돈보다 신뢰할 수 없는 자료에 대한 불신이 훨씬 크다. 그것을 불식하는 자리를 만들고 그에 따른 대안이 만들어지면 파업을 풀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양측이 사태를 보는 시각이나 주장이 너무 다르다. 그래도 지금 상황이 정말 소통하는 자리가 절실히 느껴져 최종적으로 만나게 하자는 생각이다"라며 "자리를 만들어 다양한 얘기가 오가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으로 건의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조 시장은 이날 진주시청 기자실에 들러 "삼성교통이 조건없이 파업을 풀어야 한다. 그래야 대화가 가능하다. 처음부터 명분이 없는 파업이다. 적자가 난 부분에 대해 시가 세금으로 메워달라는 것이다. 스스로 파업을 푸는 게 가장 좋은 해법이다"라며 타협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일부에서는 소통위의 건의안이 기대 이하라며 시의회 등에서 다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소통위 활동 초기에는 제법 구체적인 안이 제기됐지만 건의안이 '대화에 나서라' 정도로 후퇴하면서 소통위의 힘이 빠졌다는 회의론까지 제기되는 실정이다.

다른 소통위원은 "시의 입장이 너무 완강하다. 소통위 활동에도 한계를 느낀다. 시민의 대의 기관인 의회가 나서야 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8월 삼성교통이 진주시의 표준운송원가로는 최저시급을 맞출 수 없다며 파업을 결의하자 시의회 중재로 '시내버스 업체 경영 및 서비스 평가' 용역에 들어갔다. 주요 내용은 시가 지원하는 표준운송원가 총액과 운수업체들의 실제 집행 현황에 대한 정확한 비교 분석이었다.

지난 1월18일 시의회에서 중간보고회가 열렸지만 삼성교통은 최저시급 계산을 잘못했다면서 반발했고, 노조는 시가 약속을 어겼다며 지난달 21일 파업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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