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롯데마트 무기계약직 여전…노사 교섭 초관심

홈플러스 노사가 1만 2000여 명에 이르는 무기계약직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합의하면서 이마트, 롯데마트 등 다른 대형마트에도 파급효과가 있을지 주목된다. 이마트와 롯데마트에는 각각 1만 6000여 명, 8700여 명 무기계약직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홈플러스와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는 지난달 31일 '2019년 임금협상 잠정안'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 소속 무기계약직 1만 2000여 명은 올 7월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경남지역에서는 700여 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잠정안을 보면 기본급은 158만 3000원에서 176만 5000원으로 인상된다. 8년 이상 근속자는 10만~22만 원에 달하는 근속수당이 제외되면서 발생하는 임금 역전 현상을 막기 위해 연봉을 7.2% 인상하기로 했다. 아울러 연 200% 상여금을 모든 사원에게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 무기계약직 1만 2000여 명은 연봉 인상 효과와 더불어 승진·복지 등에서 동등한 처우를 받게 된다.

무기계약직은 승진에서 사실상 제외됐는데 앞으로 자동승급 제도에 따라 4년마다 승진할 수 있고, 직급에 따라 임금 인상 폭과 퇴직금도 달라진다.

노사는 홈플러스 내 무기계약직 3000여 명이 속한 다른 법인 홈플러스토어즈와 홈플러스 일반노조 임단협도 마무리해 '비정규직 제로' 방침을 공식화할 계획이다.

홈플러스 사측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장기간 이어진 노사 갈등을 일거에 없애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무기계약직에게만 지급하던 근속수당 최대 22만 원을 아끼게 됐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관계자는 "홈플러스 무기계약직 기본급은 최저임금 수준으로 낮았다. 어차피 최저임금 인상분을 부담해야 하는데 '무늬만 정규직'이라는 비판까지 받느니 정규직 전환이 낫다고 사측도 받아들인 것 같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다른 대형마트에도 파급효과가 이어질지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대형마트는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비정규직 숫자를 낮춰왔다.

롯데마트는 고용인원 1만 4000여 명 가운데 무기계약직이 8700여 명이다.

이마트는 지난 2007년과 2013년 두 차례 걸쳐 비정규직 1만 5000여 명을 무기계약직(현재 1만 6000여 명)으로 전환하면서 '전원 정규직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마트노조는 "정규직과 무기계약직 간에는 복지, 승진 등 처우에서 차이가 크다. 무기계약직이 비정규직은 아니지만 정규직도 아니다"며 반박했다.

마트노조 소속 이마트·롯데마트지부는 앞으로 정규직 전환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다만 양쪽 모두 복수노조 체제라 사측과 교섭력이 홈플러스보다 비교적 약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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