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성새빛·이시헌·주성현 씨 건강·비용 문제로 중단
"생각보다 많은 관심에 힘 얻어…여름방학 때 다시 나설 것"

전국 소녀상 순례에 나섰던 경남지역 대학생 3명이 국토대장정을 잠시 멈췄다. 이들은 비용과 건강 문제로 아쉽게 겨울방학 일정 수행을 중단했지만 여름방학 때 다시 길을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새빛(23·경남대), 이시헌(23·경남대), 주성현(23·창원대) 씨는 지난달 26일 '겨울, 봄을 기다리는 나비'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숙박비와 식비 등에 드는 비용이 생각보다 훨씬 많이 들었고, 갑자기 내린 폭설과 피로가 쌓여 지난달 25일 병원 응급실까지 가게 되자 결국 이같이 결정했다.

지난달 1일 창원에서 출발해 전북 전주까지 걸어간 이들은 나머지 일정을 여름방학 때 이어갈 계획이다. 이들은 생각보다 많은 관심에 힘을 얻었다고 했다. 그러나 소녀상을 관리하는 시민단체, 지방자치단체와 소통하기가 어려웠던 점은 아쉽다고 했다.

▲ 지난 14일 전남 나주청소년수련관에서 국토대장정팀이 수련관 관계자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겨울, 봄을 기다리는 나비

이시헌 씨는 "소녀상을 관리하거나 직접 제작한 시민단체보다는 일반 시민이 국토대장정 캠페인에 대해 물어봐 주고 더 많은 관심을 줘서 놀랐다"고 말했다. 성새빛 씨는 "소녀상을 방문하면서 벅차오르는 감정과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임을 다시 느끼게 됐다"며 "소녀상을 제작한 시민단체와 연락하기가 어렵고, 자치단체와 답답한 소통은 사기를 떨어뜨렸다"고 말했다.

올해 1학기 대학생활을 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보 등으로 다시 프로젝트를 알리고 후원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들은 전체 비용을 500만 원가량으로 잡았고, '카카오 같이가치'를 통해 78만 원을 후원받았지만 59박 숙박비를 감당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성 씨는 "숙박비를 하루 3만 원으로 계획했는데, 기본 5만 원에서 시작했다. 겨울이라 바깥에서 잘 수도 없는 노릇이라 난감했다"고 했다.

이들은 지난달 1일 경남도교육청 2청사 앞 '기억과 소망' 소녀상에서 출발해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인권자주평화다짐비), 통영(정의비), 거제, 진주(평화기림상), 남해, 전남 순천, 목포, 광주, 담양, 전북 순창, 전주 등을 이어 걸어갔다. 애초 목표는 전국 101곳 소녀상을 찾아 3300㎞를 걸어 다닐 계획이었다.

성 씨는 "국토대장정은 끝난 것이 아니라 잠시 중단한 것이다. 가지 못한 곳은 올해 여름방학 때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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