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관리·감독 맡아
동호인 "기금·관리비 지불"
협회 "후원 강요·징수 없어"

창원시야구협회가 창원 88구장을 빌려주고 돈을 받아 수익사업을 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올림픽공원에 있는 88구장은 창원시야구협회가 관리·감독하는 야구장이다. 창원시 야구협회는 성산구청과 올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위수탁협약을 하고 관리를 하고 있다.

창원시는 '체육시설 관리 운영 조례'에 따라 체육공원과 녹지공원 유지보수 편의를 위해 각 구청으로 이관했다. 각 구청은 야외 설치한 체육시설을 동호회 등을 통해 관리하고 있다. 88구장은 동호인과 엘리트협회 간 마찰을 빚은 바 있어 그간 창원시체육회에서 관리해왔다.

올해부터 야구협회가 88구장을 관리하는데 야구동호인들은 일주일 중 금요일을 제외한 주 6일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야간을 제외한 시간대에는 사회인야구리그 소속 팀들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지만 야간에는 경기당 전기료와 청소비용 등 명목으로 15만 원을 내야 한다.

88구장을 쓰는 야구 동호인들은 1년간 유소년발전기금, 시설 유지·관리비 명목으로 많게는 연간 2000만 원을 창원시야구협회에 내고 있는데, 야간 이용료 15만 원을 내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88구장에서 연간 사회인야구 5개 리그가 열린다.

한 야구 동호인은 "88구장이 인기가 많다 보니 생기는 문제다. 처음에는 사용하게 해주는 데 대한 답례 형식이었으나 지금은 관행적으로 야구협회 계좌로 입금하고 있다. 지불한 돈이 어떻게 사용됐는지는 메신저를 통해 받지만 원활한 설명을 듣지는 못해 사용처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동호인은 "야구협회가 투명하게 회계 여부를 알려준 적은 없다. 시체육회도 별다른 제재를 가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야구장을 쓰려면 돈을 내라는 것이니 사용자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돈을 내고 있다"고 했다.

2년 전까지 88구장을 사용하던 야구리그에서 활동을 한 동호인은 "지난 2015년에도 창원시야구협회는 뒷 돈 의혹으로 한 차례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당시 운동장 사용 특혜를 부여하면서 사용료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는 논란이 있었지만 협회 관계자가 물러나거나 어떤 대처 방안도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창원시야구협회는 이용료 15만 원을 받는 것 외에는 협회로 들어오는 돈은 없다고 밝혔다. 안대원 창원시야구협회 전무이사는 "유소년발전기금 등은 협회가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사적으로 만난 자리에서 초·중학교 엘리트 선수를 위한 후원은 어른으로서 해줄 수 있지 않으냐고 조언은 한다. 후원을 강요하거나 협회가 돈을 받는 일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안 이사는 야간 경기장 이용료에 대해 "공용전기사용료로 매달 130만~140만 원이 발생하고 야간 경기 종료 후 조명을 끄는 인건비 80만 원 등이 발생한다. 또 청소 등으로 인건비가 발생해 15만 원은 거의 빠듯하게 쓰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 성산구청과 협약을 통해 88구장 사용권을 위탁받았던 시체육회는 15만 원 이용료에 대해 다른 지역보다 저렴하다고 밝혔다. 다만, 별도 유소년발전기금이나 타 용도로 쓰이는 금액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 없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88구장은 시 예산을 들여 안전펜스와 전광판, 인조잔디 등을 조성했다. 사적인 돈벌이를 위한 수단으로는 사용될 수 없는 체육공원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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