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김해 유치 '이상 무' 경남FC 후원사 확보는 '글쎄'
도체육회 등 중요 현안 추진동력 잃을까 우려

김경수 경남지사가 업무방해와 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 유죄 선고를 받고 법정구속됨에 따라 체육계에 미칠 파장에 우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지사직은 행정부지사가 권한대행을 하지만 중요 결정은 미뤄지거나 추진 동력을 마련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상황은 도지사가 여러 직함을 갖고 있는 체육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경남도체육회 = 경남체육회는 지사가 당연직 회장이다. 회장 궐위시 부회장 중에서 회장직을 대행하게 돼 있는데 도체육회는 도 행정부지사를 당연직 부회장으로 해둬서 지사 권한대행을 하는 행정부지사가 체육회 회장 권한대행을 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체육회에 가장 중요한 현안은 2023년 전국체전 김해 유치다. 애초 1월 31일 대한체육회 이사회에서 개최지가 결정될 예정이었지만 3월께로 결정이 미뤄졌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현장 실사 결과 김해가 부산시보다 월등하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사회에서 점수가 높은 김해를 제치고 부산으로 결정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김 지사가 지닌 영향력을 고려할 때 도지사가 구속된 상황에서 체육회 일까지 챙길 여유가 있을까 하는 우려는 있다.

◇경남FC = 경남FC도 도체육회장이 당연직 구단주로 돼 있다. 지사가 체육회장이므로 결국 지사가 구단주다. 행정부지사가 체육회장 권한대행을 맡으므로 구단주 대행도 행정부지사가 맡게 된다.

사실 경남FC에 구단주 역할은 예산과 행정 지원을 하는 데 있다. 올해 예산은 이미 확정돼 있고 만에 하나 추경이 필요하다 할지라도 이는 김 지사에 대한 판결이 모두 끝난 하반기일 가능성이 커 예산 걱정은 크지 않다. 선수단 구성도 한두 명을 제외하고는 전부 확정돼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후원사 확보에는 다소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현재 금융기관과 지역 내 중견 기업 등을 상대로 후원 협약을 논의 중이지만 아무래도 지사의 영향력을 간과할 수 없다. ACL(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후원사는 농협으로 결정됐지만 리그 후원 협약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기타 = 지사가 임명하는 여러 인선도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박소둘 도체육회 상임부회장이 1월 31일부로 퇴임했지만 후임 인선은 되지 않고 있다. 창원경륜공단 이사장과 상임이사 자리도 비어있다. 경륜공단은 도와 시가 협의해야 해 공백이 더 길어질 수도 있어 보인다.

그나마 체육계에서는 박성호 권한대행이 체육에 대한 이해가 깊고 지원의지도 확고하다는 데 기대하고 있다. 실제 경남FC는 1월 중순부터 올해 출정식은 지난해와 달리 부지사 주도로 개최할 것을 검토해왔다. 지난 시즌에도 박 대행은 함안에 있는 경남FC 클럽하우스를 직접 방문해 선수단을 격려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한 체육계 인사는 "지사도 지사지만 권한대행도 체육 행사장 등에서 만나보면 체육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며 "대행 기간에도 관심과 지원은 변함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