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00∼2017년 출생통계
남아, 여아 100명당 8.8명 많아
젊은부모 고민 아닌 고민 토로
전문가 "걱정할 수준 아니다"

#8세, 6세 두 아들을 키우는 박효림(35·창원) 씨는 '아이들이 결혼할 때쯤 되면 여성이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한 적 있다. 박 씨 주변에는 아들을 키우는 부모가 더 많아서다. 박 씨 또래 계모임(14명)에는 아들이 11명, 딸이 5명이다. 박 씨는 "깊이 고민한 정도는 아니지만, 주변을 보면 확실히 딸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윤기현(35·창원) 씨도 같은 고민을 한 적 있다. 이달 초 아들을 낳은 윤 씨는 딸을 둔 친구에게 "우리 아들 장가 좀 보내자"고 농담을 건넨다. 윤 씨는 "주변에 아들이 너무 많아서, 훗날 아들들은 장가가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결혼은 '선택의 문제'로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어린 아들을 키우는 부모 처지에서는 나중에 자식이 결혼할 즈음 짝을 찾기 어렵겠다는 고민이 있다. 통계를 보면 남아가 여아보다 더 많다.

통계청 '출생 통계'를 보면 2000~2017년 매년 남자 아이가 더 많이 태어났다. 이 기간 경남 '출생성비(여아 100명당 남아 수)'를 보면 매년 여아 100명이 태어날 때 남아는 108.8명이 태어났다. 같은 기간 전국적으로도 매년 남아가 여아보다 5~10명 더 많이 태어났다.

2017년 통계를 보면 전국에서 결혼한 20여만 쌍 부부 나이 차이는 1~2세가 37%(7만 6300여 건)로 가장 많고, 3~5세가 30.5%(6만 3000여 건), 6~9세 차이가 11.7%(2만 4200여 건)를 차지했다. 약 76%가 1~9세 차이로 결혼하고 있다.

앞으로도 열 살 이하 나이 차 결혼을 많이 한다고 봤을 때, 도내 남아 수천명은 결혼을 못하거나 나이 차이가 큰 짝을 찾아야할 수도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도내 0~9세 인구(29만 6642명) 비율을 보면 남성(15만 2735명)이 여성(14만 3907명)보다 8828명 많다.

전문가는 이런 통계를 '남아선호사상'은 아니라며, 결혼 등 걱정할만한 수치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김혜정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연구원은 "통계를 보면 출생 성비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 107명 이상은 낙태 등 인위적인 조절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으나 102~105명은 자연적인 성비"라고 했다.

한편, 경남에서는 앞으로 결혼을 고민할 20~29세층에서도 남성이 4만 394명 더 많다. 조수정(29·진주) 씨는 "괜찮은 사람은 이미 다 짝이 있다"며 "결혼에 대한 질문 자체가 큰 스트레스다. 올해 설에는 결혼 이야기가 듣기 싫어 고향에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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