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후보 절반 민주당
한국당 정권심판론 부각
애국당·무소속도 출사표

현직 국회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무주공산이 된 통영·고성지역 정치권이 4·3 보궐선거를 앞두고 연일 출마선언이 이어지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을 맞고 있다.

31일 현재 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이들이 10명이며, 이 중 여당 후보가 5명이나 된다. 이번 보궐선거 원인을 제공했던 이군현(자유한국당) 전 의원이 지난 선거에서 무투표로 당선됐던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변화다.

userCropImg.jpg

◇여당 후보만 5명, 변화 실감 = 우선 눈에 띄는 것은 통영·고성이 보수색이 강하다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현직 통영시장과 고성군수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때문인지 민주당 후보가 대거 등록했다.

민주당 후보로는 김영수(55) 농협중앙회 하나로유통 감사, 홍순우(62) 전 김두관 경남도지사 정무특보, 최상봉(53) 전 문재인 대통령 후보 정책특보, 양문석(52)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홍영두(57) 통영·고성지속가능사회포럼 상임공동대표가 예비후보로 등록했다.(등록날짜 순).

이들 예비후보는 한결같이 출마선언문을 통해 '어려운 경제현실을 타개할 적임자'임을 자처한다. 홍순우 전 특보는 "중앙과 경남을 연계해 통영·고성의 발전을 도모하겠다"고 했으며, 최상봉 전 특보는 "위기에 처한 통영·고성 경제를 수산해양엑스포로 돌파"하겠다고 강조한다. 또 양문석 전 위원은 "고용위기지역인 통영·고성을 살리는 데 필요한 예산확보에 올인"을, 홍영두 대표는 "지역 경제를 회생시키고자 구원투수가 되겠다"고 밝혔다. 김영수 감사는 "일자리보다 일거리가 없는 통영·고성에 에버랜드 같은 테마파크 유치"를 주장한다.

◇전략공천설 속 한국당 3명 등록 = 한국당에서는 서필언(63) 전 행정안전부 제1차관과 김동진(67) 전 통영시장, 정점식(53) 변호사 등 3명이 이름을 올렸다.

일찌감치 후보 등록으로 민심을 파고든 서필언 전 차관과 김동진 전 시장은 '지역 경제를 어렵게 만든 정권 심판'을 강조하고 있다. 서 전 차관은 "현 정부가 자유시장경제체제에 역행하는 정책으로 대한민국 경제가 파탄지경에 이르렀다"고 했고, 김 전 시장은 "생산 비용을 증가시키는 소득주도 성장, 투자의욕을 꺾는 수탈적 경제 운용, 성공한 사람을 적폐로 모는 구시대적 진영논리가 판을 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가운데 정점식 변호사의 한국당 예비후보 등록이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지역에서는 고성 출신으로 2009년 창원지검 통영지청장을 지낸 정 변호사가 전략공천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오래전부터 거론됐는데, 지난 28일 예비후보 등록에 이어 31일 출마선언을 했다. 그는 "조선업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음에도 중앙정부만 바라보는 여당 자치단체장의 안타까운 모습을 보며 결심했다"며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이 때문에 일찌감치 선거운동을 해왔던 서 전 차관과 김 전 시장의 대응도 주목된다.

◇'박근혜 탄핵 심판' 외치는 2명 = 소위 '태극기 부대'와 궤를 같이하는 2명도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박청정(75) 대한애국당 통영지역장과 무소속 허도학(69) 재경 경남도민회 부회장이다. 박청정 통영지역장은 "태극기를 들고 탄핵 무효 무죄석방을 외쳤다. 백척간두에서 나라를 구하고자 한다"고 출마 이유를 밝혔고, 허도학 부회장은 "태극기 천둥소리로 대한민국을 지켜내고 새로운 '통영·고성 시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잇따른 지지·공약 숨가쁜 정가 = 보궐선거가 이제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출마선언에다 지지선언, 공약 발표가 이어지면서 한동안 지역 정가는 바쁘게 움직일 전망이다. 결국, 이 같은 상황은 사실상 승패를 가를 민주당과 한국당 두 거대 정당의 후보 결정 때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다.

두 정당 후보 결정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된다면 최종 레이스에 나설 후보는 3∼4명으로 좁혀지겠지만 결정 과정에 반발해 탈당 후 무소속 출마 등으로 이어지면 선거 구도는 아주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