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노조 "현대중공업에 매각하면 거제시민 생존권 위협"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대우조선 노동조합은 일방적인 매각 진행에 반대하면서 노조 참여 보장을 요구했다. 노조는 '일방통행식 매각을 강행하면 총파업 투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31일 오후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을 통해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 인수를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고, 노조 확인 결과 매각 당사자인 대우조선 노동자들이 인지하지 못한 가운데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에 의한 매각 절차가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우조선지회는 "31일 대우조선·현대중공업·현대중공업 지주회사 이사회가 동시에 개최되며, 현대중공업 지주회사를 통한 대우조선 매각을 위한 절차가 승인될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 자본의 물밑 협상을 통해 대우조선 매각을 먼저 결정하고 밟아가는 잘못된 절차이며 노동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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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기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장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 추진과 관련해 3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 매각 반대 등 노조 측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동열 기자

이와 함께 △동종사(조선업) 매각 반대 △당사자(노조) 참여 보장 △분리 매각 반대 △해외 매각 반대 △일괄 매각 반대 △투기 자본 참여 반대 등 노조의 6가지 기본 방침도 제시했다.

노조는 동종사에 매각하면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고용불안을 겪게 된다고 판단했다. 대우조선지회는 "현대중공업을 통한 대우조선 매각에 결사 반대한다. 매각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며, 불응 시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못 박았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거제지역 경제의 40%를 담당하는 향토기업으로서 매각은 대우조선 전체 노동자를 넘어 25만 거제시민의 생존권이 달린 중대한 문제"라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분할 매각, 정부 지원을 받아 무급휴직까지 자행하는 현대중공업 자본이 대우조선을 인수한다는 것은 곧 노동자들의 생존권 말살로 규정할 수밖에 없기에 분명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매각 로드맵을 전면 백지화할 것도 요구했다. 대우조선지회는 "산업은행이 매각을 위한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대우조선 노조와 책임 있는 매각협의체를 구성해 바람직한 매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촉구한다"며 "이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대우조선 매각이 진행된다면 총파업 투쟁은 물론 매각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행한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산업은행에 있다"고 밝혔다.

신상기 대우조선지회장은 "대우조선 매각은 대우조선 구성원 만의 문제가 아닌 거제시 전체의 문제다. 거제시 행정은 물론 지역 시민·사회·노동단체를 비롯해 현대중공업 노조와도 연계해 공동 대응할 계획"이라며 "총파업 투쟁을 불사하며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사측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 움직임에 대해 공식 견해를 내놓지 않은 채 극도로 말을 아끼며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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