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예술인 <춤에 살다>펴내

경남 무용계의 거목 이필이(1935~2009) 선생에 관한 책(사진)이 나왔다.

우무석 시인과 이동근 경남발레단 단장이 엮은 <춤에 살다>는 60년 춤꾼의 발자취를 담았다.

책은 춤에 살다·말하다·그리다·알리다 네 편으로 나뉘었다.

'춤에 살다'와 '알리다'는 그의 화보와 기사를 묶었고 '그리다'는 무용평론가 등이 쓴 글을 모았다. '말하다'에는 이필이 선생의 제자 이순자(73) 씨와 정연규 마산예총 사무국장 인터뷰가 실렸다.

이필이 선생은 마산 출신이다. 성지여중 1학년 때 스승 이미라를 만나면서 춤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이미라는 한국 신무용 개척자 최승희(월북·1911~1967)의 제자다.

그는 22살이던 1957년 무용연구소를 만들었고 많은 후학을 길렀다. 1970년부터 17년간 한국무용협회 경남지부를 이끌었고 1992년 여성으로 첫 마산예총 수장을 맡았다. 2008년 유방암 투병 중임에도 '춤 인생 60주년' 공연을 열어 춤에 대한 열정을 과시했다.

그의 호를 딴 창작무 '일란(一蘭)'은 '부드러움과 거침, 약함과 강함이 공존하는 춤'으로 평가받는다. 무대 위 그가 선보이는 춤사위는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제자 이순자 씨는 "호흡뿐만 아니라 시선 하나, 수건 휘날리기 등 모든 동작 하나가 멈추는 것 같으면서 이어지는 선생님의 춤새는 아무도 따라갈 수가 없었다"며 "저도 이제 70대가 되니 이제야 선생님 춤의 맥락을 조금은 깨달아가는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정연규 마산예총 사무국장은 "이필이 선생이 마산예총 회장으로 3년간 있으면서 사비를 한 5000만 원 이상 썼고 마산문화예술회관 건립을 추진하려고 노력하신 분"이라며 "마산예술의 확산에 큰 이바지를 하셨다"고 치켜세웠다.

올해는 이필이 선생 서거 10주기다. 후배 무용가들은 이에 2011년 2주기 후 명맥이 끊긴 추모 공연도 다시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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