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싸워줘. 나 대신 일본군 위안부 문제 꼭 해결해줘!" 그 "꼭 해결해줘"라는 마지막 한 마디는 '미해결 당부'이자 '미해결로 미해결을 푼 비장하게 아름다운 열쇠 유산'이기도 했습니다. 그 '열쇠 유산'을 우리에게 남긴 위안부 피해자이면서 여성인권투사이기도 했던 김복동(93) 할머니가 28일 암 투병 끝에 그 '한(恨) 불꽃' 생을 접고 영면했습니다. 같은 날 또 다른 위안부 피해자 이모(94) 할머니도 숨을 거뒀습니다. 명부(冥府)에서까지도 두 '우리 어머니'가 '새 2차 투쟁을 위해 서로 손 꼭 잡겠다'는 의지 연대를 보여준 듯해 감회가 색다릅니다.

생시 김 할머니는 세계의 전시 성폭력 피해 여성들과 국경을 가리지 않는 끈질긴 연대를 하여 유엔 무대에서까지 전쟁 없는 세상,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이 생기지 않는 세상을 만들자는 피맺힌 호소로 온 세계 심금을 절절히 울려줬습니다. 삼가 명복을 빕니다.

"죽음은 두렵지 않아

죄를 지을까 두렵지.

나 갈 때 잘 가라고

손이나 흔들어줘…" 했던

소설 속

당부 되짚을 일이네

전의홍.jpg

김복동 '열쇠 유산' 새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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