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은 너를 죄수로 가두고 희망은 너를 자유롭게 하리라'.

영화 <쇼생크 탈출> 하면 많은 사람들이 주인공 앤디가 탈옥에 성공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두 팔을 벌리는 장면과 이 문구를 기억할 것이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인간이 갈구하는 자유, 집념, 희망을 응축시킨 절정의 장면으로 해석된다.

지난 24일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검사 인터뷰를 보면서 <쇼생크 탈출>의 또 다른 장면이 떠올랐다. 교도소 도서관 업무를 맡게 된 앤디는 정부에 줄기차게 편지를 보내 마침내 도서와 음반을 기증받고, 스피커를 연결해 음악을 틀었다. 노래가 울려 퍼지자 교도관이 와서 당장 끌 것을 명령하지만, 앤디는 오히려 음량을 더 높인다. 두려움과 희망을 가르는 것은 '용기'라는 생각과 함께 이 장면이 문뜩 스친 것이다.

지난해 1월 29일 당시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에 근무한 서 검사는 방송에 출연해 검찰 고위간부로부터 성추행과 인사 불이익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에 재판에 넘겨진 안태근 전 검사장은 1년이 지나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 검사는 기자회견에서 "검찰 내부에서 '성범죄가 근절될까?' 하면 확신할 수 없단 답이 나온다. '서지현처럼 할 수 있을까?' 하면 '그럴 수 없다'는 확신이 나온다고 한다. 어떻게 나를 죽이는지 봤기 때문이다. 스스로 개혁할 수 없는 조직임을 보인 셈"이라고 했다. 그런 조직에서 서 검사는 개혁해야 한다는 음량을 높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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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옥에 성공해 자유를 만끽하는 명장면은, 스피커 음량을 높이는 일상에서의 크고 작은 용기가 만들어낸 결과다. 너와 나의 크고 작은 용기로 사회 곳곳이 조금씩 변화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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