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대 지역사회혁신센터 특강
고유의 장소·인물 재발견 기회
청년과 함께 '새롭게 보기'강조

경남도가 근대문화유산 보존 대책 마련에 나선 가운데 '우리 도시만의 문화'를 새로이 조명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전문가 제안이 나왔다.

경남대 LINC+사업단 지역사회혁신센터는 28일 한마관에서 '2019 소셜이노베이션 캠프'를 개최했다. 지역사회 혁신가 양성과 지역 밀착형 대학을 구현하고자 마련된 이날 행사에서 이한호 쥬스컴퍼니 대표가 '문화적 도시재생, 질문이 다르면 답이 달라진다'는 주제로 특강했다.

이한호 대표는 "도시재생은 '사기 위한 곳'에서 '살기 위한 곳'으로 우리의 도시를 새롭게 인식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그는 눈앞에, 손 옆에, 발밑에 있는 보물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것이 '문화적 도시재생'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문화적 도시재생은 전혀 없던 것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오래된 것에서 가능성을 찾자"며 "도시가 간직한 시간과 장소, 사람을 소중히 여길 때 '우리 도시만의 문화'를 현재적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하고 활용하는 문화적 재생이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 경남대가 주최한 2019 소셜이노베이션 캠프가 28일 경남대 한마관에서 열렸다. 이한호 쥬스컴퍼니 대표가 '문화적 도시 재생, 질문이 다르면 답이 달라진다' 라는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그는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 사례를 들어 △도시의 물리적 환경 및 시민의 사회적 관계 개선(살기 좋은 도시) △고유의 문화 정체성 확보 및 문화예술을 통한 일상화(색깔이 있는 도시) △지역 가치의 관광상품화 및 관광을 통한 경제성 확보(가보고 싶은 도시) △시민의 삶과 관광의 공존 및 창조적 인력의 지속 유입(살고 싶은 도시) 4단계를 거쳐 문화적 도시재생을 이뤄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광주 양림동은 전남도청 이전 등으로 활기를 잃었으나 2000년대 후반부터 선교 역사·유산, 건축·문화자산, 근대도시 자산을 기반으로 역사문화마을로 부활했다. 빈 주택 등은 펭귄마을로 조성됐고,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찾는 이가 늘어나 광주지역 대표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이 대표는 "문화적 도시재생을 이끌어가는 힘은 청년이다. 청년은 도시를 '낯설게 볼 수 있는' 힘"이라며 "청년이 지역에서 떠나지 않고 정착하는 것은 그들을 위한 것에서 나아가 지역을 위한 것이다. 우리는 그들을 위한 준비가 돼 있는가"라고 물음을 던졌다.

이어 허정도 한국토지주택공사 상임감사는 특강에서 1899년 개항 이후 마산, 1905년 군항 건설 과정에서 조성된 진해, 1973년 기계공업단지 조성 과정에서 급변한 창원 등 '창원의 탄생 과정'을 소개했다. 마산·진해지역은 근대를 기점으로 큰 변화가 생긴 도시다. 1899년 5월 1일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로 개항한 마산은 일제강점기 수탈을 위한 항구도시로 일본인들이 거주하며 번영했다. 일제가 1905년 군항을 건설한 진해는 방사형 구조로 조성된 우리나라 최초 계획도시였다. 근대문화유산으로 남아 있는 마산헌병분견대, 마산어시장 객주 창고, 진해만 요새사령부 건물, 제포 일본식 가옥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허 감사는 "창원·마산·진해 세 도시는 태생적으로 다른 특성을 가진다. 그에 따라 각각의 도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며 "하나의 도시로 통합된 지금의 창원시는 새로운 모습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류민기 기자 idomin83@idomin.com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