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 인공지능시대 우리아이뭐 먹고 살지? 〉 최창기 지음
평범한 아빠의 '미래 직업 탐구서'…아이들 감성 발달 강조

6살 딸과 2살 아들을 둔 평범한 아빠(저자)는 1년간 육아휴직을 하며 적극적으로 아이들 교육에 관심을 뒀다. 그런데 사회적으로 아니 세계적으로 문제가 생겼다. 바로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 인공지능 로봇의 습격(아빠의 입장에서)이다. 그는 마음이 급해졌다. 그래서 아이들을 돌보며 책 100여 권, 영상 20여 편, 보고서 35권을 섭렵했고 우리 아이들은 미래에 무슨 일을 하게 될까, 연구를 시작했다.

<인공지능시대 우리아이 뭐 먹고 살지?> 이 책은 저자 최창기 씨가 인공지능 시대 일자리에 대한 각종 자료를 보며 정리한 짧은 생각 모음이다. 그는 곧 학령기에 접어드는 아이들을 키우는 아빠의 절박감으로, 동시대 부모들과 함께 나눠야 한다는 생각으로 책을 냈다.

그렇다면 인공지능 로봇은 과연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을까? 세계경제포럼은 2025년까지 기계가 하는 일의 양이 전체 일의 52%라고 추정했다. 우선 인공지능을 앞세운 첨단기술은 현재 여러 가지 형태로 사람들이 일하는 공간에 배치되고 있다. 이미 제조업을 뛰어넘었다. 패스트푸드점 키오스크(첨단 멀티미디어 기기를 활용한 서비스 시스템)는 익숙한 풍경이다. 매장 직원 앞에서가 아니라 기계 앞에 서서 먹고 싶은 음식을 주문한다. 무인점포도 낯설지 않다.

또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주립대 병원에서는 로봇이 환자의 약을 조제하고, 국내도 2015년 삼성서울병원이 의약품 조제 로봇을 투입했다.

법조계도 매년 '온라인 분쟁 해결' 시스템으로 분쟁 건수를 해결하고 있다. 부모 세대들이 그동안 굳건히 믿었던 전문직 직업에서조차 로봇의 활약은 크다. 기업들에 자동화와 외주화는 달콤한 제안일 것이다.

이럴 때 우리 아이들은 어디서 일을 할 수 있을까?

우선 인공지능시대에 인재의 기준이 달라질 것이다. 회사의 시스템에 잘 순응하고 상사의 말에 복종하며 철저한 자기관리를 바탕으로 회사에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이 인재일까? 이는 로봇이 훨씬 더 잘한다.

저자는 "아마도 답 맞히기에 능한 게 아니라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람, 세상에 호기심을 갖고 주도적인 학습을 즐기는 사람, 인공지능을 여러 분야에 활용해 혁신을 이끌어 가는 사람이 아닐까"라고 말한다.

혹시 '미네르바 대학'을 아는가? 4차 산업혁명에 맞춘 인재를 기르려고 2012년 설립한 미네르바 대학은 세계 유명 대학보다 들어가기 어려운 곳이 됐다. 학생들은 세계 6개 도시를 옮겨다니며 공부하고 국제적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고력과 풍부한 시야를 키우고 있다. 국내에도 '큐니버시티'라는 대학이 있단다. 기존 대학교와 달리 자신이 연구하고 싶은 분야를 정해 스스로 공부하고 책을 내는 곳이다.

저자는 이제 '직장'이 아닌 '직업'의 시대라고 말한다. 그는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의 말을 인용했다.

"일단 회사를 '도구'로 보면 재미있어집니다. 회사가 없어도 스스로 먹고 살 판인데 회사가 돈을 준다는 마인드 셋(Mind set)을 가져야 해요. 조직의 후광이 없어도 어디서든 일할 수 있도록 나의 전문성을 길러야 합니다. (중략) '내 꿈은 삼성이다' 이런 생각 버리세요."

시대에 따라 유망직업은 달라진다. 하지만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는 세상에서 사람과 정서적으로 교감하는 직업은 전망이 좋다. 단순히 기능적인 일을 넘어서 인간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뛰어난 공감능력이 필요한 직업들, 간호사와 육아종사자, 노인보호사 등이다.

인공지능 로봇으로 일자리 이동은 빠르게 일어날 것이다. 낙관과 비관 속에서 저자는 희망을 말한다. 일자리의 다양화와 함께 가장 인간적인 일자리를 발견하게 되는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이다. 그는 이제부터라도 나만이 잘할 수 있는 일, 가치를 더할 수 있는 일, 대체가능성이 적은 일은 무엇인지 고민하자고 손을 내민다.

혹시 두려운가?

개개인의 경험으로 만들어진 창의력과 잠재력은 결코 로봇이 따라오지 못할 고유의 능력이다. 이는 또 다른 비즈니스를 만들어 낼 기회의 문이자 우리 아이들의 일자리이다.

한편 책은 창원에 있는 출판사가 펴냈으며,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 2018년 지역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선정작이다.

나무와바다 펴냄, 203쪽, 1만 3000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