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안민동 '진 뮤직'문 열어
피아니스트 오예진, 공간 운영
해설음악회·체험·연구 등 시도

평일 낮 창원시 성산구 안민동 대동한솔상가는 겨울방학을 맞은 아이들로 가득하다. 피아노 학원, 영어 학원, 태권도장 등 교습소가 즐비해서다.

최근 상가 4층에 교습소가 아닌 낯선 공간 하나가 자리를 잡았다. 문화공간 'JIN MUSIC(진 뮤직)'이다. 60㎡가량 공간에 그랜드 피아노 한 대, 좌석 20개가 놓였다.

"한 달 전 즈음 공간 문을 열었지만, 10년 전부터 구상한 공간입니다."

공간을 설명하는 피아니스트 오예진(34) 말투는 다부졌고, 말 한마디에 확신이 묻어났다.

다섯 살 때부터 피아노를 친 오예진은 늘 '어떡하면 관객에게 음악이 쉽게 닿을까'를 고민했다. 대학교 졸업 이후 피아노를 놓고 여러 경험과 고민을 하다 틀을 깨고자 시도했다.

오예진은 지난 2013년 해설을 곁들인 '이야기가 있는 음악회'를 시작했다. '공연장 밖에도 음악이 있다'는 신념으로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연주했다. 고전 음악뿐만 아니라 모든 음악을 다뤘다. 이 모든 실천은 오롯이 듣는 이에게 초점을 맞춘 선택이었다.

오예진이 공간을 마련하면서 가장 염두에 둔 두 가지는 '관객과 거리', '편안함'이다. 두 가지가 맞물린 곳을 찾다 안민동에 둥지를 틀었다. 이곳 문화공간에서 오예진은 강좌, 프로젝트, 특별 기획, 연구회 활동 등을 벌인다.

▲ 창원 성산구 안민동 문화공간 '진 뮤직'에서 피아니스트 오예진이 자신의 그랜드 피아노와 사진을 찍고 있다. /최환석 기자

강좌는 매주 화요일 오후 '재즈&클래식', 매주 금요일 오전 '이야기가 있는 음악회'로 구성했다. 프로젝트는 △나는 연주가 △나는야! 꼬마 피아니스트 △목요 음악회 'For you' △영유아를 위한 이야기가 있는 음악회 등이다.

그간 오예진이 실천한 모든 활동을 녹인 결과물이다. 분야를 따지지 않고, 아이부터 어른까지 직접 즐길 수 있는 구성이다.

피아노를 치고 싶지만 배우지 못해 고민인 사람은 '나는 연주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된다. '나는야! 꼬마 피아니스트'는 아이들이 열심히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멋진 자신만의 연주를 제대로 치르게끔 돕는 발판이다. '영유아를 위한 이야기가 있는 음악회'는 육아하는 부모 수요에 맞췄다. 아이와 부모 모두 마음 놓고 떠들고 체험하는 프로젝트다.

최근 오예진은 '지역 예술가와의 만남'이라는 특별 기획도 마련했다. 지역 젊은 예술가가 자신의 철학과 생각을 많은 이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지난 20일 오후 진행된 도예가 곽수경 '도자기와 나의 인생 이야기'가 그 시작이다.

오예진이 지난한 과정을 거쳐 공간을 마련한 까닭은 '확산'에 있다. 공적 영역에서 닿을 수 없는 문화 사각지대에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문화 가치를 확산하는 것이 목표다.

참가 신청·문의 010-8269-2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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