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뉴스 채웠던 단어 '남혐''여혐'
올해는 '여자 남자 따뜻하게'어떨까요

구약성경 창세기에 보면, 온 세상을 만드신 하느님께서 고민에 빠진 모습이 나옵니다. 사람을 만들었는데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그에게 알맞은 협력자를 만들어 주겠다"(창세기 2장 18절)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창조한 모든 피조물을 사람에게 보여 주었으나 제 짝을 찾지 못합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사람 위로 깊은 잠이 쏟아지게 하시어 그를 잠들게 하신 다음, 그의 갈빗대 하나를 빼내시고 그 자리를 살로 메우셨다"(창세기 2장 21절)고 하십니다.

아담(Adam)과 하와(Hawwah, Eva에바, Eve이브)에 대한 창조 설화로 너무나 유명한 구절입니다.

과거에는 아담의 갈비뼈에서 하와가 나왔다고 하였지만, 이제는 정확한 표현을 위하여 사람의 갈비뼈라고 합니다. 물론 아담이라는 말이 히브리어로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냥 '아담'이라고 하면 꼭 '남자'만을 지칭하는 것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와'는 히브리어로 '생명'을 뜻하며 '모든 생명의 어머니'라는 의미입니다.

남자인 '아담'에게서 여자인 '하와'가 나온 것이라는 좁은 의미의 해석보다는, '사람'(아담) 중에서 '모든 생명의 어머니'(하와)가 자신을 찾았다는 넓은 의미의 해석이 필요합니다. 특히 갈비뼈라는 것은, 사람에게서 가장 중요한 장기인 심장을 보호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머리뼈는 군림한다는 의미이며, 발뼈는 밟힌다는 의미이니 가장 동등한 갈비뼈가 그 의미를 크게 가집니다. 성경은 남과 여, 여와 남은 본래 하나인 것이며, 높낮이가 있을 수 없는 서로의 협력자이고 부족함을 채워주는 존재임을 분명히 합니다.

작년 한 해를 장식한 수많은 뉴스거리가 있습니다. 그중에서 제 관심을 끄는 것 중 하나는 '혐오'라는 단어였습니다. 제주도에 들어온 난민에 대한 혐오 문제가 시끄러웠고, '남혐' '여혐'이라는 단어가 큰 뉴스였습니다. 남성에 대한 여성의 혐오, 여성에 대한 남성의 혐오….

어떤 주장들은 타당성이 있어 보이지만 또 어떤 주장들은 가짜 뉴스에 가까운 논리의 비약이나 거짓말들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이 차별을 받아 왔고, 차별이 아직 없어지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 차별에 대한 반발심을 이용하여, 작은 일을 침소봉대하여 언론에서 한번 떠보고자 하는 일부 그릇된 사람들이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거나 나무라고 싶지 않습니다. 각자 가치관을 사회의 천편일률적인 틀 안에 맞추어 가둘 필요도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분명히 남녀가 동등하다고 성경을 통하여 말씀하시는데도 아직 남녀평등을 제대로 실천하지 않는 천주교회가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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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19년에는 '남혐여혐'이라는 말보다 '여따남뜻'이라는 말을 더 듣고 싶습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여자 남자 따뜻하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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