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새 이미지 구축 선포한 창원시
시민 피부에 와 닿는 정책개발은 언제

믿을 수 없지만,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역문화실태조사'에서 창원시는 전국 229개 지방자치단체 중 종합 3위를 차지했었다. 이 조사를 근거로 2016년 문화예술특별시 선언도 하고 선포식도 치렀다. 그래서 삭막한 공업도시라는 인상을 바꿔서 미래의 새로운 도시 이미지를 만들고자 했다. 기계공업도시가 문화예술의 도시로 도약하는 모멘텀(Momentum)이 될 것으로 기대한 것이다.

시장은 공연예술 종합 연습공간, 문화융합콘텐츠 개발센터 건립 등에 2020년까지 46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까지 했다. 그러나 선언은 선언에 그쳤고, 선포는 선포에 그쳤다.

우리나라 정당들은 문화가 중요하다고 하고, 앞으로의 세계는 문화 없이 그 무엇도 할 수 없다고 말은 하지만 진정으로 문화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문화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소리를 밥 먹듯이 하지만 말과 현실은 너무나 달랐다.

문화예술특별시는 어디로 갔을까?

우리나라 대부분 도시는 도시 브랜드를 높이기 위해서 창의도시나 문화예술도시로 특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문화수도, 창의도시, 문화예술도시, 비슷한 이름과 비전을 내세워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UNESCO Creative Cities Network)에 가입했고, 광주처럼 우리나라 문화수도를 내세워 오래전부터 도시를 특화하고 있고, 또 구미시, 시흥시처럼 문화예술도시사업을 추진하는 곳도 있다.

창원시의 '문화예술특별시' 선포가 시정운영 방향으로 선언적인 것이었다면 문화특화도시 조성은 지역문화진흥법의 문화도시 문화지구 지정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서 도시를 지정하고 지원하는 프로젝트이다. 이 사업은 5년의 예비준비과정을 가지고 평가해서 선정되면 5년 동안 본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을 가지는데 준비과정에서는 연간 7억 5000만 원씩 37억 5000만 원, 그리고 본 사업은 200억이 넘는 지원을 예상하고 있다. 결국, 지자체마다 문화예술로 도시를 특화하는 시도를 하는 이유는 문화예술과 도시의 결합을 통해서 지역 문화자산의 가치와 도시의 문화 역량을 높여 도시의 브랜드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도시는 중복지정도 있지만, 지역거점 문화도시사업은 공주/부여(역사), 경주(역사), 전주(전통), 광주(아시아문화중심도시), 부산(영상)이고, 문화특화도시지역조성사업은 천안, 구미, 대구, 군산, 남원, 여수, 서귀포 등이 있다. 이런 사업들은 유럽에서 시작돼 세계로 확산한 사업으로 도시의 자생력 있는 문화프로그램들을 중심으로 수도권과 지방의 문화 격차를 줄이자는 것이다.

창원은 303㎞의 해안선을 가지고 있는 해양도시다. 그렇지만 바다는 공공이 점유하고 있고, 도시들은 마산자유무역지역, 창원공단 조성 계획도시, 진해군사시설로 끊임없이 국가의 간섭이 있었던 도시들이다. 그래서 이제라도 진정한 도시의 주체들이 도시의 볼거리, 놀거리, 먹거리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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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3개 도시가 하나가 된 창원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않은 채 그냥 229개 지자체와 같이 '지역문화실태조사'로 평가되고, 곧이곧대로 창원시가 문화자원지수 1위, 문화활동지수 3위, 문화정책지수 6위, 문화향유지수가 6위라고 한다면, 그러니까 인프라는 안정적인데, 문화정책·문화향유지수는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아 107만 창원시민들이 광역시급에 걸맞은, 피부에 와 닿는, 향유 프로그램 개발과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 아닌가? 이것이 문화예술특별시의 행방을 묻고 문화도시 지정을 받으려고 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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