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삼성교통 둘 다 문제" 위원회 구성 제안

진주 삼성교통 노조의 전면 파업 사흘째인 23일 진주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시내버스 파업 문제를 사회적 합의로 해결하라"라고 촉구했다.

진주참여연대는 이날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민의 발'을 볼모로 파업 중인 버스업체와 원칙 대응을 고집하는 진주시, 양쪽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들은 먼저 업체에 대해 "삼성교통은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으로, 파업 노동자는 노동자이며 동시에 고용주라는 이중적인 위치다. 파업 노동자는 자신과 시민을 대상으로 파업하는 모양새여서 당혹스럽다"라고 밝혔다. 이어 "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시민이고, 버스 회사 지원금도 세금이다. 노동자자주기업이 시민에게 제대로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려 얼마나 노력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 진주시는 노조의 청사 점거 등에 대비해 23일 오전 6시부터 청사 출입문을 잠그고 셔터를 내린 데 이어 청경과 직원들이 출입자들을 통제하고 있다. 출입문 밖에는 삼성교통 노조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김종현 기자

이들은 시에 대해서도 "버스회사가 겪는 경영 문제는 시의 일방적인 노선개편과 교통취약지인 농촌지역 적자노선 운행에 기인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이런 상황에서 버스노동자의 최저임금 보전을 각 버스회사 경영문제로 돌리는 진주시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진주참여연대는 파업 사태 해결대책으로 '사회적 합의 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진주시 집행부와 버스회사·시민대표가 동수로 참여하는 (가칭)진주시 시내버스 운행관련 사회적 합의 위원회 형태가 제안됐다.

이를 전제로 이들은 △경영평가 관련 용역을 폐기하고 다시 시행할 것 △파업 중인 노조는 파업을 중단하고 운행에 복귀할 것 △부적격 용역수행에 대한 진상조사 △시민이 인정할 수 있는 수준의 시내버스 안전운행과 서비스 향상을 위한 계획 마련 등을 촉구했다.

이러한 제안에 대해 진주시는 "시내버스 재정지원금을 지원하는 것은 해당 자치단체에 부여된 권한이다. 사회적 합의의 대상으로 논의하기에는 적절하지 못하다"며 거부 입장을 밝혔다.

시는 또 "표준운송원가 문제도 특정 운수업체가 원가 인상 등의 이유로 파업을 한다고 그때마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면, 이러한 문제가 끊임없이 반복돼 결국은 그 피해가 시민에게 돌아갈 우려가 큰 만큼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조규일 시장의 공약에 따라 지난 12월에 출범한 진주시 시민소통위원회(위원장 박영선)는 지난 22일 삼성교통 측 관계자를 만났다. 이 자리에는 소통위원 5명과 진주시의회 류재수 도시환경위원장 등 4명 의원도 함께했다. 삼성교통 측은 체불임금 해결을 위한 긴급 자금 투입과 사회적 대화기구 등을 만들어 사태 해결을 위한 시민소통위가 중재자 역할을 해준다면 파업을 풀 수 있다는 뜻을 전했다. 다만 이런 사실을 '문서화' 해 줄 것을 요구했다. 시민소통위는 이번주 중에 진주시 측 관계자들을 만나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한편, 진주시는 노조의 청사 점거 등에 대비해 시청청사 자체방호에 돌입, 이날 오전 6시부터 출입문을 잠그고 셔터를 내린 데 이어 청경과 직원들이 출입자들을 통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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