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가능성-호재 기회 동시에
재판 연기 안팎 긴장감 고조
남부내륙철 예타 여부 발표
경남도정 향배 전국 초관심

설 연휴 전에 넘어야 할 산과 해결해야 할 일이 꽤 첩첩해 보인다.

경남도정은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기도 하겠지만, 설연휴 전 1주일간 진행될 여러 정무적 일정을 살펴보면 김경수 도지사 처지에서는 향후 정치 행보를 결정지을 만한 중차대한 분기점과 걸림돌이 산적해 있는 형국이다. 악재 가능성과 호재성 기회가 한데 어울려 있는 모습이기도 해 도청 내부에서는 숨죽인 긴장감마저 감지된다.

'드루킹 재판' 1심 결과가 나오는 30일은 '운명의 1주일' 중 핵심적인 날이라 할 수 있다.

당초 25일이었던 선고일이 돌연 30일로 연기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으며, 무엇보다 유·무죄 판단이 어떻게 나오느냐는 김 지사 본인뿐 아니라 향후 정국에 미칠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명 '드루킹 특검'은 김 지사를 업무방해죄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5년형을 구형한 바 있다. 이에 맞선 김 지사는 '드루킹(김동원)' 측의 진술이 계속 번복됐음을 들며 신빙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관건은 과연 김 지사가 2016년 11월 킹크랩 시연회를 보고 '드루킹'측에 일본 총영사직을 언급했느냐는 것인데, 김 지사 측은 이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김 지사 측에서는 드루킹 특검을 향해 '정치 특검'이라고 비판해 온 데 더해, 그간 공판 과정에서 특검의 힘이 현저하게 떨어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구형 5년'이라는 무게감이 선고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아무튼,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나면 취임 6개월간 쌓아온 도정 동력에 심대한 타격이 예상된다.

내주 초 정부에서 발표할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사업' 명단에 남부내륙철도가 들어갈 가능성이 거의 확실시 된다는 건 김 지사 임기 중 가장 큰 호재 중 하나로 꼽을 만하다.

'50년 숙원 사업'이 현실화되는 데다, 서부경남의 발전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경남도는 기대하고 있다. 김 지사의 1호 공약이기도 하고, 관광·산업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도모할 여지 역시 많다.

악재와 호재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해야 하는 국면도 맞이하게 된다. 바로 '동남권 신공항'문제다.

박근혜 정부에서 이미 김해공항 확장에 기반한 김해신공항 건설계획을 발표한 바 있지만, 김 지사를 포함한 오거돈 부산시장과 송철호 울산시장은 국토부의 김해신공항 계획이 명실상부한 '동남권 신공항'이 될 수 없음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이들 세 동남권 광역단체장은 내주 김현미 국토부 장관 면담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낙연 국무총리와도 만나 사실상 국토부 안을 변경해 달라는 뜻을 전달할 계획이다. 과연 정부가 한 번 결정한 국책사업을 변경할 수 있을지, 그리고 만약 김해신공항 건설 계획이 변경된다면 차후 동남권 신공항 입지를 어디로 정해야 하는지 등이 '뜨거운 감자'다.반면 김 지사의 바람대로 정부가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신속한 정책 추진에 나선다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운명의 1주일' 앞에 선 김 지사는 최근 경남도의회 신년사를 통해 "경제혁신, 사회혁신, 도정혁신은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경남의 새로운 길입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목은 지난 6개월간 추진해온 3대 혁신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인데, 윤동주 시인의 '새로운 길'이라는 시에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나의 새로운 길"을 인용한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비장함과 설렘의 정조를 짙게 담은 '윤동주'의 시를 '신년사'에 인용하면서 향후 4년간의 다짐을 표명하는 동시에 '운명의 1주일'을 앞둔 심경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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