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역 현황과 예방
최근 대구·경기 등에서 발병  
유행지역 영유아 예방 위해
정부 '접종 앞당길 것'권고
베트남·태국 등 여행 대비  
성인도 항체 없으면 맞고
1·2차 접종간격 4주 지켜야

최근 대구와 경기도 등지에서 홍역 환자가 발생하며 홍역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홍역은 백신 접종으로 발생이 현저하게 줄었지만, 국외 여행 등으로 감염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경남에서는 지난 2013년 창원의 한 고등학교에서 시작돼 김해, 고성, 거제 등지로 홍역이 확산된 적이 있다.

창원시 성산구 CNA서울아동병원 박양동(사진) 원장과 질병관리본부의 도움말로 홍역에 대해 알아본다.

▲ 창원 CNA서울아동병원 박양동 원장. /이원정 기자

◇홍역이란 = 홍역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성 발진성 질환이다. 잠복기가 7~21일로 긴 편인데, 평균 10~12일에 이른다. 전염기는 발진이 생기기 4일 전부터 4일 후까지로 본다.

기침 또는 재채기를 통해 공기로 전파되고, 홍역에 대한 면역이 불충분한 사람이 홍역 환자와 접촉하면 90% 이상 홍역에 걸릴 수 있다.

박 원장은 "홍역에 주의를 기울이는 이유는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이라며 "환자가 한두 명 생기는 것으로도 감염자가 갑자기 확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역은 한번 걸린 후 회복되면 평생 면역을 얻게 돼 다시 걸리지 않는다.

◇진단과 관리 = 홍역 초기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다. 기침, 콧물, 결막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발진이 얼굴에서 시작해 온 몸으로 퍼진다. 발진은 3일 이상 지속되고, 발진이 나타난 후 2~3일간 고열을 보인다.

박 원장은 "홍역과 비슷하게 보이는 질환으로 성홍열이 있는데, 성홍열은 기침을 별로 하지 않으며, 결막염도 없다"고 말했다.

홍역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거나 환자와 접촉하는 등의 역학적 연관성이 있으면 혈액 검사 등을 통해 홍역을 진단하게 된다.

전염기인 발진 4일 전부터 4일 후까지 환자를 격리해서 주변 감염을 막아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홍역은 발진이 나타나고 4일까지 호흡기 격리가 필요한 질환으로, 홍역 의심환자가 학교, 유치원, 학원 등 단체시설에서 발생한 경우 발견 즉시부터 발진 발생 후 4일까지 등교 중지가 권장된다"고 밝혔다.

홍역에 대한 특별한 치료는 없다.

대부분 안정과 충분한 수분 공급, 그리고 기침이나 고열 등 증상에 따른 대증적 치료만으로도 호전된다. 다만 중이염이나 폐렴, 설사나 구토로 인한 탈수 등 홍역으로 인한 합병증이 있으면 입원 치료를 할 수도 있다.

◇예방 = 홍역은 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백신 2회 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다.

MMR 백신은 생후 12~15개월, 만 4~6세에 각각 1회 접종이 권장된다.

비유행 지역 영유아는 이러한 표준 접종 일정을 준수해 접종해야 하지만, 홍역 유행 지역의 경우에는 조금 사정이 다르다.

질병관리본부는 홍역 유행 지역인 대구시, 경북 경산시, 경기도 안산시의 경우 표준 접종 일정 전인 만 6~11개월 영유아에게 면역을 빠르게 얻기 위한 가속 접종을 권고했다.

또 1차 접종을 완료한 생후 16개월~만4세 유아도 2차 표준접종일정 전에 2차 접종을 당겨 접종(가속 접종)할 것을 권고했다. 1·2차 접종의 최소 간격은 4주를 준수해야 한다.

만 1세 전에 MMR 백신을 접종 받은 영아도 12~15개월과 4~6세에 다시 접종받아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이전에 권장되는 접종 횟수 2회를 모두 접종받았더라도 매우 드물게 홍역에 감염될 수는 있지만, 증상은 상대적으로 경미하다"고 설명했다.

2회 접종을 오래전 완료한 경우 추가 예방접종이 필요할까.

질병관리본부는 "영·유아 시기에 MMR 백신 2회 접종을 완료했다면 더 이상 추가 접종은 필요하지 않다. 다만 면역의 증거가 없는 성인의 경우에는 적어도 MMR 백신 1회 접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이와 더불어 "의료인이나 국외여행 예정자라면 4주 이상의 간격으로 MMR 백신 2회 접종이 권장된다"고 전했다.

'면역의 증거'는 1967년 이전 출생자, 홍역 확진을 받은 경우, 홍역 항체가 확인된 경우, MMR 2회 접종력이 있는 경우로, 1967년 이전 출생자는 대부분 홍역 항체가 있다고 본다.

▲ 홍역은 MMR 백신 2회 접종으로 예방 가능하다./연합뉴스

그 외에 감염 예방을 위한 기본적인 방법은 개인위생 관리이다.

특히 단체 생활을 할 때에는 비누를 이용해 손을 자주 씻고, 휴지나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는 기침 예절을 지켜야 한다.

발열을 동반한 발진 등 홍역 의심 증상이 있으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 받아야 한다.

홍역 유행 국가로 여행을 갈 때에는 예방 접종을 하는 것이 안전하며, 입국 시 의심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국립검역소 검역관에게 신고하고, 귀가 후에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다른 사람과 접촉을 최소화하고 병원에서 검사받아야 한다.

박 원장은 "홍역에 대해 지나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며 "홍역은 바이러스 질환의 하나로 예방 백신을 접종하고 다중이용시설 이용에 주의하는 등 개인 위생에 주의를 기울이면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현황 =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12월 대구에서 홍역 첫 환자가 신고된 이후, 지난 21일 오전 10시 현재 총 30명의 홍역 확진자가 신고됐다고 발표했다.

전국 5개 시도에서 홍역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집단 발생은 2건 27명, 산발사례 발생은 3명이다.

집단 발생한 대구와 경기 유행은 홍역 바이러스 유전형이 다르고, 역학적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아 각각 다른 경로로 해외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했다.

산발적으로 발생한 3명은 각각 베트남, 태국, 필리핀 여행 후 홍역 증상이 발생해 해외 유입사례로 질병관리본부는 판단했다. 환자 연령대는 만 4세 이하 15명, 20대 9명, 30대 6명으로, 해외 여행력 있는 산발 사례 3건은 모두 30대 환자였다.

대구 지역은 의료기관 내에서 영유아와 의료기관 종사자를 중심으로 발생했으며, 경기 안산의 영유아 환자는 5명 전원 예방백신 미접종자이며, 동일 시설에 거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유럽, 중국, 필리핀 등에서 홍역 유행 및 국내 유입 위험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유행 국가 여행 계획이 있는 경우에는 출국 4~6주 전 예방 접종을 하도록 권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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