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지명 좌절 독립구단 생활
2013년 NC 입단 퓨처스 전전
작년 1군서 활약 올해도 기대

'늦깎이 신인'의 도약이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시원시원한 홈런으로 팬 눈길을 사로잡은 NC다이노스 이원재 이야기다. 이원재는 2018년에 이어 올겨울에도 NC 미국 전지훈련에 참여한다.

1989년생으로 만 30세가 된 이원재는 그동안 꽤 먼 길을 돌아왔다. 청원고-호원대를 졸업한 이원재는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했지만 프로구단 입단에 실패했다. 다행히 마냥 좌절하라는 법은 없었다. 때마침 독립야구단 고양원더스가 창단했고, 이원재는 창단 멤버가 되어 선수 생활을 이어왔다.

2년쯤 지나자 기회가 다시 찾아왔다. 2013년 NC 구단 스카우트가 고양 선수들을 살피러 왔고 이원재는 투수 김용성, 포수 이승재, 외야수 윤병호와 함께 NC 입단에 성공했다.

꿈에 그리던 프로무대였으나 마냥 순탄치만은 않았다. 이원재는 자리를 잡지 못한 채 3군에서 주로 뛰다가 2013년 시즌이 끝나고 나서 현역 입대를 했다. 군 문제를 해결하고 돌아온 뒤 이원재는 점차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2017년에는 퓨처스리그에서 풀타임을 뛰며 존재감을 드러냈고 7월에는 1군 부름을 받기도 했다. 물론 1군 무대에서 이원재는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지만 그해 퓨처스리그 선수상을 거머쥐는 등 가능성을 뽐냈다.

2018년에도 이원재 활약은 이어졌다. 퓨처스리그에서 시즌을 맞은 이원재는 그해 5월 또 한 번 1군 부름을 받았다. 5월 5일 KIA와 치른 경기에서 1군 데뷔 첫 안타를 기록한 이원재는 사흘 뒤 SK전에서 대타로 나서 데뷔 첫 홈런까지 쳤다.

▲ 올해 만 30세가 된 NC다이노스 이원재는 올 시즌 도약을 꿈꾼다. /경남도민일보 DB

'감'을 잡은 이원재 타격감은 곧 폭발했다. 팀이 부진하던 5월 이원재는 36타수 10안타 3홈런 4타점 타율 0.278을 쓰며 NC 타선의 '단비'가 됐다. 특히 OPS(출루율+장타율)는 0.917을 기록, 스크럭스와 나성범 다음으로 높은 성적을 남겼다.

6월에도 마찬가지였다. 최준석 복귀로 출장 기회는 줄었지만 6월 3일 삼성전에서 3타점을 쓸어담는 등 6월 한 달 이원재는 23타수 7안타 1홈런 5타점 타율 0.304 OPS 0.906을 기록, 기회에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7∼10월에도 빠짐없이 1군 무대를 밟은 이원재의 지난해 최종 기록은 77경기 138타수 42안타 5홈런 19타점 타율 0.304. 출루율은 0.347, 장타율은 0.486이었다. 규정타석인 446타석(144경기×3.1)에는 못 미치나, 팀이 정말 필요로 할 때 제 역할을 다 한 셈이었다.

물론 부족한 점도 발견됐다. 우투좌타인 이원재는 지난해 좌투수에게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원재는 좌투수를 상대로 21타수 5안타 타율 0.238을 기록했다. 우투수를 상대로 117타수 37안타 5홈런 16타점 타율 0.316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수비 보완도 필요하다. 2017년까지 이원재는 줄곧 1루 수비를 도맡아 왔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외야 수비를 섰지만 불안한 모습을 몇 차례 보였다. 이원재는 좌익수로 16경기 87이닝, 우익수로 3경기 12이닝, 중견수로 1경기 4이닝을 소화했다. 1루수로는 12경기 52.2이닝을 뛰었다. 총 실책은 2개였으나 결정적인 장면에서 실점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수비력 강화는 이원재 본인뿐 아니라 팀 전체 발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그럼에도 올 시즌 이원재 앞길에는 여전히 우려보다는 희망이 보인다. 앞서 이호준 1군 타격 코치 역시 이원재를 일컬어 "펜스 중단 이상은 맞히는 파워를 지닌 선수"라며 그 가능성에 기대를 드러낸 바 있다.

구체적인 목표를 앞세우기보단 '팀이 필요로 할 때 한방을 터뜨릴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던 이원재. 늦깎이 신인의 새로운 도전은 30일 NC 전지훈련에서 다시 시작한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