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교육청 '편안한 교복'권장
3월 중 샘플 제작·공모전 계획
작년 38.6% 채택학교 더 늘 듯

경남지역 중·고등학교에서도 후드티, 반바지 등 편안한 교복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경남도교육청은 현행 정장식 교복이 아닌 '편안한 교복' 디자인을 만들어 각 학교에 권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이 교복 개선에 대해 언급한 이후 서울시교육청이 편안한 교복 추진을 위한 공론화 과정을 밟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교육청은 학생, 학부모, 교원 등이 참여한 '편안한 교복 공론화 추진단' 권고를 받아들여, 모든 중·고교에 1학기 중 학교별 교복 공론화를 추진해달라고 요청했다. '편안한 교복 공론화 추진단'은 학교별 공론화 추진, 공론화 시 학생 의견 50% 반영, 교육청 공론화 행정 지원 등을 서울교육청에 요구했다. 학교별로 교복을 어떻게 개선할지 등을 논의하게 된다.

▲ 창녕옥야고의 반팔·반바지 차림 교복. /경남교육청

경남도교육청은 교복을 바꾸려면 학교가 자율적으로 학교 규칙 등을 개정해야 하는 만큼, 올해 편안한 교복 디자인을 샘플로 제작해 편안한 교복을 권장할 예정이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학교생활에 관한 사항 등을 학교 규칙으로 정하도록 돼 있다. 학교장은 학칙을 제정하거나 개정할 때 학생, 학부모, 교원 의견을 듣고, 그 의견을 반영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도교육청은 3월 중 편안한 교복 디자인을 의뢰하고, 편안한 교복 우수 사례 공모전 등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꽉 끼는 '코르셋 교복'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도교육청도 이에 대한 준비를 해왔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정장식 교복이 불편하다는 게 이슈가 됐고, 서울시교육청이 먼저 바꾸겠다고 한 상태다. 복장 규정은 학교 규칙으로 정해 두고 있어서, 학교마다 규칙을 바꿔야 하는 부분이 있다. 학교에서 학생들 의견을 모아서 교복을 바꿀 수 있다. 학교마다 교육청에 교복 디자인 문의가 많아서 편안한 교복을 원하는 학교에 샘플을 만들어서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미 도내 일부 학교는 생활 한복, 하복 반바지, 동계 점퍼, 후드티 등을 교복으로 바꿨다. 도교육청이 지난해 9월 집계한 편안한 교복 현황을 보면 중·고교 중 여학생 바지 교복 착용 비율은 89.2%, 교복을 입는 학교 중 후드티나 체육복 등 생활복을 허용하는 비율도 38.6%(165개교)에 이른다.

학생들은 편안한 교복 도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창원지역 한 고교생은 "교복에 불만이 많았다. 중학교 때는 여름철에 교복이 더워서 학교 차원에서 통풍이 잘되는 반팔 티셔츠를 맞춘 적이 있다. 가격도 저렴하고, 시원해서 좋았다. 고등학교 교복은 겨울철에 고가지만 제 기능을 못해서 꼭 외투를 입어야 한다. 다른 학교 친구가 후드티, 점퍼를 입는 게 부러웠다.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학생에게 편안한 교복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해지역 한 고교생도 "학생들이 교복이 불편하다고 의견을 모아서 체육복 형태의 생활복을 입고 있다. 고무줄 바지로 된 체육복을 학교에서 입으면서 교복을 폐지하자는 사복 논의도 진행되고, 더 민주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편안한 교복 착용 관련 학교 규칙 운영매뉴얼 개정 안내' 공문을 시·도교육청에 보냈었다. 여기에서 학교 규칙 운영 매뉴얼에서 편안한 교복을 착용할 수 있게 권장했다. 교복 외 의류착용에 대해서 현행 '동절기 교복 위에 방한용 덧옷을 착용할 수 있지만 수업시간에는 착용하지 않는다' 등을 '교복 외에 방한용 덧옷, 조끼 등 착용 여부 및 색상·형태 등에 대해서는 학생 개인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로 개정할 수 있게 안내했다.

교복 유형도 현행 '여학생 교복 하의는 치마 착용을 원칙으로 하되, 바지도 착용할 수 있다'고 돼 있었지만, 개정안은 '남녀 교복 유형에 대한 다양한 형태(생활복·후드티·티셔츠·원피스·반바지 등)를 규정할 수 있음, 여학생은 치마와 바지 착용 여부를 개인이 선택할 수 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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