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 땐 대체차량 임차료 급증
위원회, 시-업체 면담 일정 조율

삼성교통 노조가 지난 21일 전면 파업에 돌입하자 진주시가 전세버스 100대를 임차해 노선에 대체 운행하고 있다. 대당 77만 원 정도로 하루에 7700만 원이 들어간다. 파업이 한달간 계속된다면 시는 전세버스 임차료로 23억 원 정도 지불해야 한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라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시는 삼성교통 파업 관련 보도자료에서 '시내버스 경영 및 서비스 평가 용역' 결과 삼성교통을 제외한 타 운수업체에서는 경영 흑자가 발생한 반면, 삼성교통은 2018년 월평균 50만~60만 원의 임금을 인상하면서 10억 원이 넘는 적자가 났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교통이 최저임금을 보장하려면 연간 10억 원 정도가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삼성교통 관계자는 "직원들의 최저임금을 보장하려면 연간 10억 원, 한 달에 1억 원 정도의 추가비용이 들 뿐인데, 전세버스 임차료로 한 달에 23억 원을 쓴다면 배보다 배꼽이 크지 않으냐"고 반문하고 있다. 삼성교통 이경규 대표이사는 22일 <경남도민일보>와 통화에서 "전세버스 임차료로 23억 원이 들어간다고 한다. 이 돈만 해도 삼성교통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면서 "시민·업체·시 모두에게 도움이 안되는 이번 사태로 피해는 시민들만 보게 된다. 시는 성실하게 대화에 나서라"고 강조했다.

중재 역할을 했던 진주시의회 류재수(민중당) 의원도 "진주시의 정책이 이해 안 된다. 연간 10억 원을 주기 싫어서 월 23억 원을 쓰겠다는 발상이 말도 안 된다. 소통을 강조하던 진주시장이 진두에 서서 선전전을 하는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면서 "시장이 오히려 사람의 감정을 긁어서 파업을 격하게 만들어서 다른 뭔가를 하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든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버스 임차료를 단순히 계산해보면 많아 보이지만 시는 원칙적인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삼성교통의 적자분은 임금을 18%까지 올리면서 생긴 것이다. 그것을 시에서 보전해 줄 수는 없다"며 "2016년 시가 버스업체에 준 보조금이 85억 원 정도였는데 2017년 110억 원, 2018년 150억 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182억 원까지 늘어나게 된다. 몇년 만에 100억 원이 늘었다. 앞으로 얼마나 늘어날지 모를 일이다"고 밝혔다.

조규일 진주시장도 파업 당일 직접 임차버스에 올라 "파업 때문에 시민께 불편을 끼쳐 드리게 된 것은 죄송한 일이지만 지켜야 할 기준은 다소 힘이 들더라도 반드시 지켜가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파업 대처에 더 많은 돈이 든다는 업체와 짧은 기간 돈이 들더라도 원칙적 대응을 하겠다는 진주시. 그래서 진주시시민소통위원회(위원장 박영선) 중재 움직임이 더욱 주목된다.

박영선 위원장은 이날 오전 삼성교통 관계자를 만난 데 이어 진주시와 면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먼저 양측 주장을 들어보고, 중재 노력을 해보겠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소통위 중재 결과에 따라 극적인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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