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세 8개월로 한국 최고령 갱신

한국 여자골프의 '선구자' 박세리(42)가 보유했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한국 선수 최고령 우승 기록을 깬 지은희(33·한화큐셀)는 "원래는 30살까지 선수 생활을 하는 게 목표였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지은희는 21일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 부에나 비스타의 포시즌 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2019시즌 개막전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기자회견에서 "지금도 계속 선수로 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것이 정말 즐겁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최종 4라운드에서 한 타를 줄인 지은희는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로 이미림(29·12언더파 272타)을 두 타 차로 제치고 LPGA 투어 통산 5승을 달성했다.

▲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9시즌 첫 대회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우승자 지은희가 트로피와 함께 셀피를 찍고 있다. /AFP 연합뉴스

32세 8개월에 일군 우승으로, 2010년 벨 마이크로 클래식 우승 당시 박세리의 32세 7개월 18일을 넘어 한국인 역대 최고령 우승 기록을 세웠다.

지은희는 이날 최종라운드에 대해 "날씨가 약간 쌀쌀해 몸이 움츠러들어 1, 2번 홀에서는 보기가 나왔던 것 같다. 하지만 내 스윙을 믿은 덕분에 3번 홀 칩샷을 넣어 버디가 나왔고, 자신감을 되찾았다"고 돌아봤다.

2009년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 제패 이후 우승이 없던 그는 2017년 10월 스윙잉스커츠 타이완 챔피언십 우승으로 긴 슬럼프를 탈출했고, 지난해 3월 KIA 클래식과 이번 대회까지 정상에 올랐다.

처음 LPGA 투어에 뛰어들 땐 30세까지 뛰는 게 목표였다던 말이 무색할 정도의 전성기다.

지은희는 US여자오픈 우승 때와 비교하면 기술과 정신력 모두 나아졌다고 자평했다.

그는 "샷도 그때와는 달라졌는데, 지금이 좀 더 편하다. 스윙을 바꾸려 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2009년엔 페이드 샷만 구사했고, 지금은 드로와 페이드샷을 모두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8, 2009년 우승할 땐 경기하면서 전혀 초조한 적이 없었으나 이후 스윙 때문에 고전하면서는 늘 불안했다"면서 "2017년 대만에서 우승한 것이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됐고, 2009년보다 정신적으로 더 나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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