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친스키·버틀러 원투펀치 도장
전지훈련서 국내투수 경쟁구도
이재학·구창모·장현식 앞서고
최성영·박진우·정수민 뒤쫓아

NC다이노스 CAMP 2 명단과 일정이 발표됨에 따라 올 시즌 선발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새롭게 합류한 두 외국인 투수 루친스키와 버틀러가 선발 한 자리씩을 차지할 예정인 가운데 남은 세 자리를 놓고 국내 투수진의 총성 없는 싸움이 시작된 셈이다.

국내 투수진 중 경쟁에서 가장 앞서있는 건 역시 이재학이다. 지난해 이재학은 팀에서 29번 선발 등판해 152.1이닝을 소화하며 5승 13패 평균자책점 4.79를 남겼다. 2013년부터 4년간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NC 토종 에이스 면모를 떨친 과거에 비하면 부진한 성적이나 팀 마운드가 붕괴한 상황에서도 꿋꿋이 제 역할을 해줬던 이재학이었다.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이재학은 올해 슬라이더 제구나 움직임을 좋게 만드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많이 던지기보다는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뚜껑을 열어봐야 하겠지만 새 시즌 반전을 꿈꾸는 이재학 도전은 순항 중이다.

▲ NC다이노스 국내 투수들이 올 시즌 선발 세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사진은 이재학. /경남도민일보 DB

이재학 뒤는 구창모·장현식이 쫓고 있다. 지난해 둘은 나란히 아픔을 맛봤다. NC 미래를 책임질 영건이라는 기대와 달리 부진과 부상에 신음했다.

2016년 4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4.19를 기록하며 유망주로 급부상했던 구창모는 2017년 7승 10패 평균자책점 5.32를 찍으며 기대에 보답했다. 하지만 지난해 구창모는 기복과 제구에 발목이 잡혔다. 구창모는 결국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마운드에 올랐고 시즌 후 36경기(23경기 선발) 133이닝 5승 11패 1홀드 평균자책점 5.35라는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스스로 지난 시즌 100점 만점에 30점을 준 것도 이 때문. 자연스레 올 시즌 목표도 '선발 완주'로 잡은 구창모다. 지난해 시련은 있었으나 22세라는 젊은 나이와 탈삼진 능력, 직구와 왼손이라는 강점은 구창모를 여전히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요소다. 지난 시즌 불펜으로 등판했을 때에 좋은 모습(13경기 26.1이닝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1.71)을 보인 점도 구창모의 새 도약 가능성을 높인다. 다가올 CAMP 2에서 구창모가 자신 가치를 다시 한 번 입증할 수 있을까.

▲ NC다이노스 국내 투수들이 올 시즌 선발 세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사진은 구창모. /경남도민일보 DB

구창모와 마찬가지로 장현식에게도 2018년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1995년생 우완투수이자 NC 대표 영건인 장현식은 2017년 9승 9패 평균자책점 5.29를 기록하며 날개를 펴는 듯했으나 지난해 부상에 발목이 잡히며 21경기(26.2이닝) 출장에 그쳤다. 성적은 3승 2패 1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7.43. 2018시즌 전지훈련에서 당한 부상으로 5월이 돼서야 1군에 합류한 장현식은 이후 주로 불펜으로 등판했다. 하지만 불펜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급기야 또 한 번 부상을 당해 9월 팀을 이탈했다. 팔꿈치에 뼛조각이 돌아다녀 완벽한 상태에서 공을 던지지 못했고 여기에 신경을 쓰다 보니 어깨에도 과부하가 걸린 셈이다.

▲ NC다이노스 국내 투수들이 올 시즌 선발 세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사진은 장현식. /경남도민일보 DB

장현식이 2019시즌 목표를 '건강'이라 잡은 것도 이와 맞닿아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더는 부상 통증이 없다는 것. 건강한 장현식의 위력은 2017년 모두가 본 적 있기에 올 시즌 선발 경쟁은 더 흥미로울 전망이다.

새 도약을 꿈꾸는 이들에게 양의지도 힘을 보태고 있다. 앞서 양의지는 이들에게 '좋은 구질을 갖췄고 경기 운영 능력이 많이 늘었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양의지의 리드가 이들 경쟁력을 또 어떻게 끌어올릴지 지켜볼 만하다.

이재학·구창모·장현식에게 도전장을 내민 선수도 많다. 지난 시즌 28경기(8경기 선발)에 등판해 64.1이닝을 소화하며 2승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5.88을 남긴 최성영이 한 예. 최성영 역시 구창모와 마찬가지로 불펜으로 등판했을 때 더 좋은 성적(20경기 30이닝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4.50)을 거뒀으나 선발 가능성(8경기 34.1이닝 1승 2패 평균자책점 7.08)도 잘 보여줬다. 단 지난해 우타자에게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인 점은 최성영이 안은 과제다. CAMP 2에서 최성영이 이를 해결하며 한층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구창모와의 '좌완 경쟁'도 불붙을 전망이다.

▲ NC다이노스 국내 투수들이 올 시즌 선발 세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사진은 최성영. /경남도민일보 DB

지난해 10월 첫 선발 데뷔전에서 6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존재감을 과시한 박진우도 있다. 시즌 성적은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3.66. 경찰야구단에서 전역한 후 곧장 1군에 합류한 박진우는 시즌 후반 무너진 팀 마운드에 희망을 안겼다.

우완 사이드암으로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하는 박진우는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선발로 등판한 경험이 강점이다. 앞서 볼 스피드와 체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를 밝힌 박진우가 새 시즌 비상을 이룰지 지켜볼 만하다.

▲ NC다이노스 국내 투수들이 올 시즌 선발 세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사진은 박진우. /NC다이노스

2018시즌 4월 18일 넥센전에서 8이닝 8탈삼진 '인생투'를 펼치며 눈도장을 찍은 정수민도 선발 경쟁에 가세할 전망이다. 2016시즌 해커 빈자리를 잠깐 채우며 선발 경험을 했던 정수민은 지난해 25경기(7선발) 58이닝을 소화하며 2승 5패 1홀드 평균자책점 6.05를 기록했다. 경험이 쌓인 정수민은 올 시즌 '반짝 활약'을 넘어 선발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새 시즌 팀 영광을 재현하려는 NC 투수진 경쟁은 30일부터 3월 8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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