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지역에 흩어져 있는 근대시대 유적들이 무분별한 도시계획으로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전남 목포에서 '손혜원 국회의원 투기 의혹'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마산에서는 근대문화유산에 대해서 차라리 투기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나마 남아 있는 근대 건축물이 잘 보존되길 바란다는 뜻이다. 1899년 개항한 마산에는 근대역사를 알려주는 많은 문화유산이 있었지만, 창원시와 시민들의 관심 부족에다 서울 중심의 문화재 보호 정책 탓으로 관심을 못 받은 것도 사실이다. 지금도 1897년 개항한 목포에는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건축물 등 근대문화유산이 여럿 남아 있다. 그 일대를 '1897개항문화거리'라고 한다. 손 의원과 측근이 이 거리에 있는 적산가옥과 카페 등 건물 10여 채를 사들였는데, 이후 문화재로 지정되자 투기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문화재보호구역이나 문화재로 지정되는 것에 동의하는 지역주민은 없다. 그것은 지역개발 계획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한 행동으로 구도심 주택을 여러 채 매입한 것을 부동산투기로 몰아가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미 일본 삿포로의 맥주공장이 문화예술 공간으로, 영국 런던의 화력발전소가 미술관으로, 미국 뉴욕의 고가철도가 녹지공간으로 재활용된 해외사례는 무수히 많다. 애초 손 의원은 이러한 해외사례를 보면서 조선시대 유산만이 문화유산이 아니라고 했다.

'경남도 근대건축문화유산'을 보면 마산지역에 마산헌병분견대, 벧엘교회, 박효규 가옥, 김영만 가옥, 상남동 주택(구 마산역 철도관사), 마산어시장 객주창고, 황강수 가옥 등이 등록돼 있다. 전문가들은 남은 근대건축물도 관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마산에서도 그 전에 뜻있는 사람들이 삼광청주 등 근대문화유산을 지키고자 했지만 실패한 경험이 있다. 창원시는 2012년 '창원시 근대 건조물 보전 및 활용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으나 여전히 근대건축물 보전·관리는 미진하다. 이렇게 근대문화유산이 하루가 다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더는 홀대할 것이 아니라 찾아서 기록하고 보존과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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