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출석 앞두고 기자회견
논란 일주일 만에 머리 숙여

허환구 창원시설공단 이사장이 최근 불거진 간부회의 중 '막말' 논란과 관련해 시민 앞에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다만 정치권 일각의 '사퇴 요구'에는 "더욱 열심히 일하겠다"는 말로 응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허 이사장은 21일 오후 1시 20분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에게 누를 끼친 점 어떠한 변명도 필요 없다는 거 잘 안다. 내부 회의에서 경솔함이라 여겨주시고 넓은 아량으로 선처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머리를 숙였다.

▲ 허환구 창원시설공단 이사장이 21일 창원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임 후 첫 간부회의 발언에 대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그는 '막말' 발언 경위를 두고 "간부들과 친화적으로 소통하고 조직의 화합과 결속을 다지고자 사업장별 업무 보고 때 일화를 곁들인 얘기를 하던 중 과장되거나 왜곡된 표현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제 발언으로 각계각층 많은 분께 심려와 분노를 안겨드리게 됐다"며 "야구장·음주운전 발언·화장장·축구(경남FC) 등 공사를 구분 못 한 저의 부덕에 반성과 속죄를 하고 있다. 시민 여러분께서 저에게 준엄한 채찍을 가해주시길 바란다"고 다시 한 번 사과의 뜻을 전했다.

허 이사장이 한 이날 공식 사과는 언론을 통해 파문이 일어난 지 일주일 만에 이뤄졌다. 그는 늦게 사과하게 된 배경을 "진작에 해야 했으나 먼저 내부 직원들에게 용서를 구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21일) 시의회에 출석해 시민을 대표하는 의원님들 앞에 서게 된 상황에 언론을 통해 시민 여러분께 공식적으로 용서를 구하는 게 도리라 생각해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덧붙였다.

'사퇴 불가' 기조는 창원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업무 보고 자리에서도 계속 고수했다. 이날 기획행정위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허 이사장의 사퇴 결단이 필요하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이천수 의원은 "공직자로서 자질과 태도가 의심된다"며 "할 말 안 할 말 가리지 못한 부덕의 책임은 사과로 끝낼 일이 아니다. 허성무 시정에도 더는 부담을 주지 말고 결단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손태화 위원장도 "마산 주민들은 허 이사장 발언을 적폐 행위로 보고 명예훼손 고발을 준비하고 있다"며 "경찰에 들락날락하는 모습을 시민에게 보여주면서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을텐가. 양심이 있다면 사죄하는 마음으로 결단하라"고 말했다.

허 이사장은 이 같은 요구에 거듭 "죄송하다.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말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오해를 일으킨 부분도 있지만 이번을 계기로 창원시정연구원 연구 발주, 기획행정위 위원님들을 자문 등으로 쇄신책을 마련해 공단 개혁 선봉에 서겠다"고 말해 사퇴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한편, 경남경찰청 현장활력회의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허 이사장 음주단속 발언에 깊은 유감을 표시"하며 "몇 년 전인지 모르나 어느 경찰관이 음주운전을 봐준 것인지 명확히 밝혀달라"고 했다.

아울러 "음주 단속 담당 포함 도내 경찰 7000여 명이 지닌 공정성과 자부심을 훼손한 점 공식적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현장활력회의는 지방경찰청과 도내 23개 경찰서 위원 40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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