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국제선 청사 연일 북새통
활주로 적어 선회비행 다반사
제주·대구 등도 지연율 높아

주말인 지난 13일 제주공항. 대합실을 빼곡히 채운 공항 이용객들은 시계와 전광판을 계속 쳐다보며 속을 태우지만, 지연 표시는 좀체 바뀌지 않는다.

전광판에선 오히려 지연 표시가 더 늘어가기만 한다. 끝없는 대기에 이용객들의 불만은 폭발 일보 직전이다.

제주공항의 경우 활주로 수용 능력이 한계치에 다다르면서 항공기 지연 운항이 일상화되고 있다.

▲ 지난해 2월 6일 제주국제공항에 강한 바람과 함께 폭설이 내려 활주로가 한때 폐쇄돼 다수 항공편이 결항하고 회항하는 등 운항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날 오후 공항 출발층 항공사 카운터가 탑승권을 구하려는 승객들로 붐비는 모습. /연합뉴스

제주공항 항공기 이·착륙 횟수는 2017년 16만 7000회, 지난해 15만 4000회로 수용 능력인 17만 2000회에 근접했다. 여객터미널 이용객은 2017년 2960만 명, 지난해 2720만 명 등으로 수용 능력인 2591만 명을 이미 넘어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항공기가 제시간에 출발하면 되레 이상하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지연율이 높아지면서 김포행 비행기를 탔는데 도착해보니 인천공항인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김포공항과 김해공항 등 국내 일부 공항은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항공기 운항이 통제되기 때문에 오후 늦게 출발하는 항공편이 목적지를 인천으로 바꾸는 일이 종종 발생하는 탓이다.

김해공항은 매일 오전 6∼8시 사이 홍콩, 중국,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밤새 출발한 여객기가 집중적으로 몰리면서 국제선 청사가 북새통을 이룬다.

입국심사 줄이 몇 겹으로 늘어서고 수화물을 찾는 곳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대기 인원이 많다.

부산∼홍콩 노선을 자주 이용하는 승객 정모(45) 씨는 "주말을 홍콩에서 보내고 월요일 새벽 도착해 바로 출근하는 때가 있는데, 새벽에 부산에 도착해도 입국장을 빠져나오는 데만 40분∼1시간이 걸려 출근 시간 대기가 아슬아슬한 적이 많다"고 말했다.

매일 새벽 항공기가 몰리지만, 활주로가 적고 이·착륙 횟수 등이 제한돼 있다 보니 김해공항 상공에는 항공기들이 착륙 허가를 기다리며 빙빙 도는 선회비행을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 항공기가 활주로 포화로 착륙하지 못하고 김해공항 주변을 선회비행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플라이트 레이더 캡처. /연합뉴스

김해공항은 가파른 승객 증가로 2017년 한차례 증축을 완료했지만, 증축 전에 이미 확장 후 수용 가능한 인원을 초과하며 포화 상태를 해소하지 못했다.

2017년 이용 여객이 사상 최대인 1600만 명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국제선 승객만 무려 1000만 명을 기록했다.

5년간 국제선 여객은 18.5%, 운항 편수는 12% 늘었다.

현재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는 7만 2000㎡에 불과하다. 이도 2017년 증축을 통해 면적을 40% 확장한 것이다.

컨베이어 수화물 벨트는 5개, 입국심사대는 28개, 체크인 카운터는 74대로 연간 수용 능력이 630만 명에 그친다. 지난해 기준 이미 수용 능력의 1.5배에 가까운 여객 1000만 명이 이용했다.

김해공항 주차장도 만차 일 수가 연중 300일 이상으로 주차장을 제대로 이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불편이 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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