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의거 기념탑 유적지 등 주소 엉뚱, 사진 제대로 안 보여

민주성지를 자처하는 창원시가 운영하는 누리집 역사 소개방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창원시는 '창원관광'이라는 누리집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이 누리집은 창원명소, 코스여행, 음식·숙박·쇼핑, 문화·축제·예술, 문화유산, 커뮤니티, 여행도우미 등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세부 항목 중 창원명소는 추천관광, 산·사찰·계곡, 공원·유원지·생태, 해안·섬·항, 체험·레저·캠핑, 다리·도로·거리, 전시·관람·문화, 동영상, 관광명소 360도 VR(가상현실), 민주화 유적지로 분류돼 있다.

창원명소, 코스여행, 문화유산 등에서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는데 모두 부실하게 채워져 있다.

▲ 3·15의거에 대한 사진·지도가 등록돼 있지 않은 '창원관광' 누리집 화면 일부. /캡처

첫째, 사진·지도 등 정보 자체가 등록이 안 된 경우다. '창원명소'에서 '민주화 유적지'를 선택해 3·15의거 기념탑, 김주열 열사 흉상, 김용실·김영준 열사 추념비 등을 보려고 해도 정보 자체가 표시되지 않는다.

중앙에 사진·지도를 볼 수 있도록 배치해놓았는데 정보가 표시 안 돼 검정·회색 화면만 보인다. 전화번호는 모든 유적지에 빠져 있다. 국립3·15민주묘지는 관리소 연락처가 적혀 있지 않고, 시 담당부서 연락처도 없다.

둘째, 등록된 정보가 틀린 경우다. 3·15의거 기념비는 합성사진을 올려놓았으며, 마산합포구 상남동 104-2에 세워져 있지만 지도는 교방동 384-4에 위치한 맨션에 찍혀 있다.

김주열 열사 시신 인양지는 마산합포구 신포동1가 47-6이지만 지도는 마산합포구 중앙서1길 11 육지로 안내하고 있다.

셋째, 등록된 정보가 부실한 경우다. 김용실·김영준 열사 추념비는 '3·15의거 시위 도중 희생된 김용실·김영준을 기린 추념비로 교문 바로 옆에 있다'라고 적혀 있다. 부마민주항쟁 상징조형물은 마산합포구 해운동 서항공원에 있는데, 주변 관광지로 성산구 가음동 가음정시장을 소개하고 있다.

'코스여행'에서 '민주성지탐방코스'를 보고자 해도 3·15재현길(도보), 마산 민주화 길(차량 및 도보) 2개 코스 지도만 올려놓은 게 전부다.

'진해근대문화투어'의 경우 별도의 페이지로 넘어가 군항문화탐방, 근대문화역사길을 소개하고 탐방·투어 신청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것과 대조된다.

'산업관광투어'도 별도의 페이지로 넘어가 ㈜무학 굿데이뮤지엄, 마산어시장 등을 소개하고 투어 신청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전국에서 창원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빈약한 구성은 '문화유산'의 '민주화운동'에서도 확인된다. 6월 항쟁, 부마민주항쟁, 4·19혁명, 3·15의거를 소개하고 있지만 기본정보만 서술돼 있으며, 이마저 6월 항쟁을 제외하고는 사진·지도 등 정보가 등록돼 있지 않다.

6월 항쟁은 지도가 나오더라도 잘못된 곳을 안내하고 있다.

김영만 3·15정신계승시민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는 "자랑을 하려면 안내를 잘 해야 한다. 안내를 잘 한다는 것은 내용이 정확하고 충실해야 한다는 걸 말한다"며 "우리가 다른 지역에 갈 경우 지자체 누리집에서 정보를 찾는 것처럼 타 지역에서 창원을 방문하는 이들도 시청 누리집을 통해 정보를 얻는다. 잘못된 정보를 토대로 창원을 찾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시가 역사현장 정비를 하는 것 이상으로 누리집을 제대로 만들어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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