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차별화로 '가고싶은 경남'재도약
전체 '광역 전략'수립 예고
도, 관광재단 설립 용역 착수

수려한 자연환경과 유서깊은 역사·문화 유산을 바탕으로 다져온 '관광 경남'이라는 명성이 퇴색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갈수록 관광객 수가 줄어들고, 한때 인기를 구가했던 레저·관광 인프라는 변화되는 관광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한 채 관심 밖으로 멀어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지역별 관광 자원을 한데 묶어낼 수 있는 '광역 전략'이 부재한 탓에 관광객 유치를 위한 일선 시·군의 힘겨운 각개약진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김경수 지사는 신년을 맞아 2019년 도정 핵심 목표 중 하나로 '관광 경남 부활'을 내걸었다. 마침 서부경남 KTX 착공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이기도 해 '광역 관광 전략'을 수립해야 할 적기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 배경사진은 남해 독일마을./남해군

◇왜소해지는 관광 경남 = 전국 관광객이 매력을 느낄 만한 경남 대표 관광지가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문화관광체육부가 선정하는 2019년 '한국관광 100선'에 경남지역 관광지는 단 7곳만 포함됐다. 불과 4년 전(2015년)만 하더라도 11곳이었던 걸 고려하면 빠르게 변화하는 관광트렌드를 경남이 쫓아가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셈이다.

우포늪·해인사·진주성 등은 2013년부터 꾸준히 '한국 관광 100선'에 꼽히고 있지만, 하동십리벚꽃길·남해금산·함양상림·창원 군항제 등 자연환경에만 기댄 소위 '관광버스형 관광지'는 배제되는 추세가 뚜렷하다. 이들의 빈자리를 거제 외도 보타니아·통영 스카이라인 루지·남해독일 마을·거제 바람의 언덕 등이 대체하고 있는 건 주목할 만하다.

한때 경남 관광을 대표했던 부곡하와이는 1987년 580만 명이 찾던 곳이었으나, 2017년 7만 2000명이 방문하는 데 그쳤고 결국 폐업에 이르렀다. 통도환타지아 역시 2011년까지만 하더라도 173만 명이 찾는 곳이었으나 2017년 52만 명으로 줄었다. 지역별로 테마파크가 증가하는 여파를 비켜갈 수 없었다.

역사 교육 관광지로 인기를 끄는가 싶었던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 역시 2011년 123만 명에서 2017년 52만 명으로 줄어드는 등 새로운 콘텐츠 추가없는 현장을 중심으로 관광객 수가 줄어드는 경향이 뚜렷하다.

특히 도내 해수욕장 이용객 수 감소도 심각해 보인다. 2013년 123만 명이었던 도내 해수욕장 이용객은 2017년 52만 명으로 줄었다. 더욱이 부산지역 해수욕장에 전체 해수욕 관광객의 45.3%가 몰리는 데 반해 경남은 0.8%에 머물고 있다.

이러는 사이 국내 관광시장 경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2012 여수 세계박람회를 기점으로 여수·순천권 벨트가 또다시 각광을 받고 있으며, 2조 원대가 투입되는 서해안권 광역관광개발계획(경기·충남·전북·전남)이 추진되고 있다. 공주·부여·익산권에서는 1조 원에 육박하는 예산이 투입되는 '고도보존육성사업'이 추진되며, 1조 7000억 원대의 '전주전통문화도시 조성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대규모 관광개발이 추진되고 교통 접근성 역시 개선되는 전국적 추세에 경남만 뒤처져 왔다는 위기감이 증폭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광역 관광 전략은? = 경남도는 지난 15일 열린 시장·군수 정책회의에서 경남의 관광 전략을 새롭게 짜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18개 시장·군수들을 대상으로 현황 브리핑을 한 김태형 경남발전연구원 연구기획조정실장은 "각 시·군이 연계한 공동 관광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덕유산과 영남알프스를 아우르는 산악관광벨트를 포함해 지리산권·남해안권·낙동강권을 각각 벨트로 묶어 통합 관광 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와 함께 경남의 장점을 살린 동계 웰니스 전지훈련 프로그램·경남특화 마이스 육성·힐링 체류형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현장에서 관광 시장 활성화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일선 시장·군수들의 제언도 쏟아져나왔다.

먼저 윤상기 하동군수는 통영을 중심으로 한 남해안권에 면세점이 설치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 군수는 "중국과 말레이시아 관광객을 특별기로 하동에 모실 계획인데, 남해·통영·사천 등과 연계한 관광 프로그램을 짜려고 해도 쇼핑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다"며 광역권 관광 정책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장충남 남해군수는 "다랭이마을과 금산 등을 찾는 관광객이 줄어들고 있다"고 안타까워하면서 "남해군뿐 아니라 남해안권 시·군이 통합 관광정책을 펼치기 위해서는 교통 접근성 개선이 절실하고 그 대안이 여수와 남해를 잇는 해저터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지역에 산재해 있는 '산업노동·독립운동·민주화운동'을 중심으로 콘텐츠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소개하면서, 창원형 독립기념관과 노동·산업 역사박물관 건설에 경남도 차원의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

김경수 지사는 "곧 개관할 경남 콘텐츠육성 센터를 중심으로 각 시·군의 자산을 발굴하는 데 적극 나서겠다"고 약속했으며, 진주기업가 정신 수도 지정이나 남해∼여수 해저터널 건설 등의 현안 사업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경남도는 곧 (가칭)관광재단 설립을 위한 용역에 착수할 예정이며, 권역별 관광 그랜드 비전 수립 작업도 병행해 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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