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후보에게 힘 실어달라?
진보대통합 의지 계승·실천해야

새해를 맞으면서 많은 사람이 새로운 기대와 각오를 다진다. 소시민들을 떠나 정치권에서는 더욱 그렇다. 특히, 4월 재보궐선거가 있는 지역의 정당이나 후보들은 더더욱 그러한 것 같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민생경제 등 굵직한 현안이 많음에도 당장 정치 사업에 올인할 수밖에 없는 것에 아쉬움도 있다.

하지만 국민은 올바른 정치를 통해 나라가 안정되고 더 발전하기를 바라면서 문재인 정권의 성공을 내심 기대한다. 그런데 가짜뉴스와 왜곡된 여론의 영향도 있겠지만 그가 촛불 민심과는 다른 길을 걷는 것 같고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 같다 하면서 정치에 대한 불신을 나타내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어 안타깝다.

정치에서 약속은 비단 대통령에게만 해당하지 않는다. 더구나 협약까지 했다면 이는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이다. 약속의 이행 여부는 정치 도의의 원초적 잣대가 아닌가!

창원 성산구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바로 그 지점에서 진보정당들의 고민이 많은 부분이다. 노회찬 의원의 죽음만으로 흘러온 과정의 올바름과 잘못됨에 대한 아무런 평가도 없이 동정에 의한 재선거를 하고자 하는 모습에서 실망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한편에서는 그의 타고난 정치의 재질과 정신 그리고 정의를 위해 치열하게 살아온 그의 정신을 가까운 사람들이 더 협소하게 해석하는 점도 있다는 지적도 한다. 지난해 12월 진보원탁회의에서도 나왔듯이 정의당 후보에게 힘을 실어달라는 얘기가 그렇다. 노회찬의 약속과 정신을 비틀고 뒤집는 것이다.

노회찬 의원의 정신이란 무엇인가? 비록 서울에서 당선을 위해 창원으로 철새처럼 온 잘못도 있고 석연치 않은 주검도 안타깝지만 그는 한평생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진보정치의 성공을 위해 달려왔다. 흩어진 진보가 하나로 대통합하고 노동정치의 본령을 바로 세우자고 한 것이 바로 그였다.

그래서 아쉬웠지만 진보의 단결을 위해 그 자리에 정의당과 민중당은 함께 손을 잡고 서 있었다. 노동정치, 진보대통합의 약속은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함께 창원 성산구민은 물론 이 땅 진보정치인들에게 한 약속이었다. 이러한 약속을 저버리는 것에서 진보정치와 노동자정치 세력화에 대하여 실망과 혐오증을 느끼게 한다.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고 그것을 지키는 것이 정치의 기본이다. 정의당만이 계승해야 한다는 것은 협소한 당파적 주장이며, 이는 의석을 전리품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고인의 뜻이 진보대통합이었다면 당연히 그 자리에 함께 섰던 사람이 그것을 계승해야 한다는 주장도 함께 돌아봐야 한다.

진보정치 대통합을 함께 약속했던 사람이 그 약속을 실천하는 것은 타당하다. 이행하기로 한 당사자에게 기회를 주면서 고 노회찬 의원의 정신을 살리고 진보정치 통합의 불씨를 살리는 것이 진정 아름다운 정치의 도의가 아닐까.

한 번 했으니 계속해서 그 정당이 이어가야 한다는 논리로 신뢰와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하는 것은 독선이자 조선개국을 약속하고 함께 만들어온 동지를 죽인 현대판 왕자의 난이라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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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부끄러운 일을 벌이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정치의 길과 이 땅 민초들의 희망을 위해서 지금 어떤 자세에서 무엇을 하는 것이 좋을지 물음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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