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습반 독차지에 자유수영은 어디서
창원 진동복지관 이용자 민원
설문 결과따라 배정 방안 결정
"요식 행위"…"의견수렴 필요"

지자체 등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수영장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최근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종합복지관은 수영장 운영과 관련해 회원과 마찰을 빚었다. 지난 2012년 생긴 수영장은 4개 레인 소규모다. 주중에는 오전 6시 10분 문을 여는데, 7시 50분부터 9시까지 1시간여를 제외하고 오전 내내 수영 강습이 진행된다. 오전 10시 50분까지는 모든 레인을 강습반 회원이 사용한다. 강습반 시간대에는 자유수영을 하는 정기회원과 일일 이용객은 수영장을 이용할 수 없다. 1월 현재 이 수영장에 등록된 회원 704명 중 강습반 회원은 540명, 정기회원은 164명이다.

오전 대부분 시간을 강습반 회원만이 사용하는 데 대해 최근 민원이 늘었다. 정기회원들이 초급·중급·고급·교정반 회원들이 사용하는 레인 중 2개를 자유수영할 수 있도록 배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 창원시가 주민 체육활동을 위해 운영하는 한 수영장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관장이 민원인 요구를 들어주겠다고 하자 이번에는 강습반 회원들이 반발했다. 강습반 회원들은 협의 과정 없이 '통보'했다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16일 오전 11시 복지관에서 이 문제를 놓고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종합복지관장, 창원시 공무원, 이천수 시의원, 강습반 회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민원인은 참석하지 않았다. 관장은 협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점에 대해 사과했다.

관장은 "진동에 쓰레기 소각장을 짓는 과정에서 반대급부로 복지관이 만들어졌다. 시가 계획에 없던 건물을 짓다 보니 최소 6개 레인은 있어야 하는데 돈이 부족해 4개 레인만 만들었다"며 "개장 초 자유수영하는 이용자가 많지 않아 특정 시간대에는 강습반만 사용해왔는데, 1~2개 레인을 자유레인으로 배정해달라고 민원을 제기하는 분이 있었다. 수는 적지만 복지관 이용자들 의견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절충안이 도출됐다. 복지관은 이용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설문 결과에 따라 수영 강습을 진행하는 시간에 자유레인을 배정할지 여부를 정하기로 했다.

강습반 회원이 많은 수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다수의 횡포'라는 비판도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한 강습반 회원은 "(강습반) 회원들에게 알리지 않고 추진하는 일이 또다시 생길 경우 시에서 관계자를 대기발령 조치"하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강습반 회원들은 자유레인을 배정할 수 없다며 반대 서명도 진행해 설문조사가 요식행위라는 지적도 있다.

관장은 "지금과 같은 운영 방식에 누구라도 불편을 호소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생각했다. 형평성 차원에서도 자유레인을 두는 것과 관련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자 했다"면서도 "시가 운영하는 공공시설이다 보니 다수가 원하는 방향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 소수의견을 무시할 수도 없지만 다 들어줄 수도 없다. 비슷한 유형의 일은 계속해서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창원시민생활체육관 수영장은 8개 레인 중 자유수영 항상 1곳, 진해국민체육센터 수영장은 강습반 회원이 많은 출퇴근 시간 전후를 제외하고 6개 레인 중 2~3곳에서 자유수영을 할 수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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