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 시 손상이나 유전적 원인
방광·직장 등 질벽 밀고 내려와
수술 후 운동 요법 병행해야

주로 중년이 넘은 여성들을 괴롭히는 질환 중 골반장기탈출증이 있다. 질을 통해 장기가 내려와 돌출되는 여성질환이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MH연세병원 비뇨기과 오정현 과장의 도움말로 골반장기탈출증에 대해 알아본다.

◇방광류와 직장류 = 골반 장기에는 자궁과 직장, 방광 등이 있다. 골반장기탈출증으로 대표적인 것이 방광류(방광 탈출)와 직장류(직장 탈출)이다. 방광은 질 앞쪽에 있고, 직장은 질 뒤쪽에 맞닿아 있다.

골반장기탈출증은 질 근육이 약해져서 장기들이 약해진 질벽을 밀고 내려오면서 발생한다. 질 앞쪽 벽이 약해지면 방광류, 뒤쪽 벽이 약해지면 직장류가 생긴다. 간혹 소장 등 다른 장기가 내려오기도 한다.

▲ 골반은 각종 장기를 받치는 역할을 하는데 근육이 약해지면 탈출 증상이 나타난다. /아이클릭아트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출산이나 폐경 등으로 골반 근육이 약해지면서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출산과 관련한 손상도 원인이 된다. 자연분만을 한 경우, 분만 때 골반에서 근육 손상이 심했던 경우, 유전적으로 골반저 콜라겐 섬유가 약한 경우 등이 위험 요소이다.

오 과장은 "이외에도 운동부족이나 비만, 오래 서서 일을 할 때도 근육의 지지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중력에 의한 문제"라고 말했다.

◇증상 = 방광류의 대표적인 증상은 통증이다. 오 과장은 "특히 오래 서 있으면 통증이 심하다. 장기가 질 입구까지 빠져나오면서 통증이 생긴다. 성교통으로 성관계를 하기도 힘들어진다. 장기가 질 안을 동그랗게 막고 있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또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 절박뇨, 야간뇨와 요실금 등 배뇨 증상이 있을 수 있다.

기침을 심하게 하거나 변비 등으로 복압이 올라갈 때 질 밖으로 무언가 빠지는 느낌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배뇨 증상이나 밑이 빠지는 느낌이 든다고 해서 모두 방광류인 것은 아니다.

과도하게 긴장된 골반 근육이 이런 증상을 유발하기도 하는 만큼 이상 증상을 느끼면 병원에서 진료를 통해 질환을 감별해야 한다.

직장류 역시 통증이 대표 증상이다. 또다른 주요 증상은 배변장애. 직장류는 변비와 항문통 등이 나타나고, 특히 서 있을 때 항문이 빠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직장류는 직장과 질 사이 벽이 얇아져 주머니 모양으로 늘어나고 배변 시 대변이 주머니로 들어가 항문 밖으로 잘 나오지 않게 되므로 단순히 변비라고 생각하고 변비약만 먹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효과가 없다.

질에서 이물감이나 작열감, 출혈이 있을 수도 있다. 또 변이 가늘어지고, 잔변감, 출혈, 복부팽만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하지만,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오 과장은 "직장류로 인해 변비가 생긴다기보다는 변비가 직장류를 일으키는 선행 조건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 MH연세병원 비뇨기과 오정현 과장. /이원정 기자

◇치료와 예방 = 치료는 수술로 하게 된다. 오 과장은 "운동 요법은 효과가 미미하고 오래 걸리므로 수술이 거의 유일한 치료라 할 수 있다. 수술 후 운동 요법을 병행하면 재발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치료를 위해서는 기구를 이용해 질 벽을 보강하는 수술을 하게 된다. 이때는 그물 형태의 천과 비슷한 인체용 메시를 사용한다.

오 과장은 "질 벽을 절개해 질 벽과 해당 장기 사이에 메시를 넣어서 보강하는데, 요실금이나 탈장 치료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수술 전 복압성 요실금이 함께 있는 경우에는 이에 대한 수술적 치료도 함께 하게 된다.

골반장기탈출증을 예방할 수 있는 평소 관리법 중 하나는 케겔 운동이다. 케겔 운동은 질 주위 근육을 조였다 펴기를 반복하는 골반근육 강화 운동이다.

또한 변비가 골반장기탈출증을 유발할 수도 있는 만큼 변비를 없애는 것도 중요하다.

하복부에 힘을 주거나, 만성 기침이 있는 경우,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드는 경우, 오래 서 있는 경우에도 골반장기탈출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이를 피해야 한다.

오 과장은 "골반장기탈출증을 방치하면 활동 장애를 일으킬 수 있고, 심하면 요실금이나 변실금까지 올 수 있으므로 증상을 느끼면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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