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명절 친정방문 대상자 선정을 위해 2018년 연말 심사위원들은 많은 고민에 빠졌다. 매년 회를 거듭할수록 "고향에 가본 지 오래된 가족들이 여전히 많이 있네요"라는 의견이 줄지 않는다. 특히 저소득층의 결혼이민자에게 '한국생활 적응, 임신·출산, 육아, 생업' 등의 열악한 경제 상황에서 몇 년 동안 친정방문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주 당연해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그들이 한국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느끼는 또 하나의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매년 진행되는 사업인 데다가 일부 관계기관에서도 비슷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중복성 논란과 함께 지속성 여부에 대한 찬반 의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정서와 이에 대한 평가는 매우 다르다. 선정위원들은 선정 과정에서 다문화가족들의 경제적 상황, 친정방문 기간·횟수 등을 살펴보면서 위와 같은 의견을 제시한다.

경남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2010년부터 '경상남도 다문화가족 명절 친정방문지원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도내 다문화가족들의 고향 방문을 지원하고 있다. 2010~2014년엔 연 1회, 2015~2018년까지는 설과 추석으로 연 2회 사업을 진행하여, 총 306가정 1037명의 다문화가족이 친정 또는 외·처가를 다녀왔다. 2019년 올해는 연 1회로 축소되면서 31가정 113명이 고향을 다녀올 예정이다.

이 사업의 진정한 의미는 고향 방문을 통해 현지에서 다른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가족들에게 엄마·아내 나라의 삶의 방식을 이해하게 함으로써 다문화가족으로서의 자부심 증진 및 자녀들의 정체성 확립, 더 나아가 글로벌마인드 함양을 도모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초창기 친정방문사업이 단순히 결혼이민자들의 안정적인 한국생활 정착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이 단계를 뛰어넘어 자녀들에게 엄마 나라의 삶과 문화를 이해하게 함으로써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동력 마련을 위한 기반'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그동안 이 사업을 지원해 주신 경상남도와 STX복지재단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더불어, 향후 다문화가족들이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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