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업자들 삼중고에 '아이고'

부동산중개업소 증가는 곧 치열한 생존 경쟁으로 연결된다. 부동산중개업소 영업 어려움은 수치상으로도 드러난다. 주택 매매·전월세 거래량만 놓고 5년 전과 비교해 봤다.

2013년 10월 도내 공인중개업소는 4613개, 주택 매매·전월세 거래량(1~10월)은 10만 188가구였다. 2018년 10월 도내 공인중개업소는 7086개, 주택 매매·전월세 거래량은 9만 5902가구였다. 즉, 공인중개업소는 5년 사이 53%가량 늘었고, 주택 거래량은 소폭 감소했다.

이에 2013년은 중개업소당 21.7건, 2018년은 중개업소당 13.5건을 처리한 셈이다. 물론 토지거래량 등을 제외한 단순 비교이기는 하다. 하지만 주택 거래량만 놓고 보면 분명히 영업 입지가 좁아진 것이다.

창원 마산합포구 한 중개업자는 "매해 공인중개사가 전국적으로 수천 명씩 쏟아진다. 이제는 조절할 필요가 있다"며 "사실 우리 입장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부동산시장 활성화다. 그런데 정부 정책도 그렇고, 지역 상황도 그렇고,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여러모로 답답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 창원 한 지역의 부동산중개업소들.

한편으로 '포털·부동산 앱' 광고·수수료 부담까지 가중되고 있다. 여러 중개업체가 특정 매물을 동시에 등록했을 때, 더 많은 광고비를 낸 업체 정보가 잘 노출되는 식이다.

창원 성산구 한 중개업자는 "요즘 부동산시장도 포털·앱이 주된 통로다. 기존에 없던 광고료 부담이 매달 수십만 원 더 생긴 것"이라며 "업소 간 제 살 깎아 먹기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자체 운영 중인 부동산 포털·앱 '한방(www.karhanbang.com)' 이용 캠페인을 펼쳤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분위기다. 경남지부 관계자는 "한방 이용률이 늘기는 했다. 하지만 기존 포털·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같이 이용하는 형태"라며 씁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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