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수당 신설에 매진"
공무원 출신 근면 몸에 배
농민복지 분야 관심 많아

성낙인(60·창녕1) 의원은 도의회 안에서 '입지전적 인물'로 꼽힌다. 창녕군 공무원 출신으로, 34년간 일한 뒤 11대 경남도의회에 입성했기 때문이다. '늘공(늘 공무원)'에서 정치인으로 변신, 어떤 계기였을까.

"조금 늦게 공무원을 시작했지만, 잦은 야근(?) 등으로 남들보다 10년 넘게 더 일하지 않았나 싶습니다(웃음). 공무원으로 있으면서 2009년 화왕산 억새 태우기 참사가 가장 기억납니다. 그때 창녕군 공보계장으로 있었는데, 두세 달을 거의 날마다 전국에서 몰려온 기자들에게 브리핑했던 기억이 나네요. 아무튼,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박봉'이지만, 나라에서 주는 월급 덕분에 아이들도 키우고, 저도 사회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퇴직하면 우리 공동체를 위해 조그맣게라도 봉사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었습니다. 제가 창녕에서 나고, 자라 공직생활도 여기서 줄곧 하다 보니 주변에서 저를 도의원 후보로 추천을 했습니다. 두려웠던 것도 사실입니다. 정치에 입문하려다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선배 공무원들 숱하게 봤거든요."

▲ 성낙인 도의원이 올해 의정 계획을 밝히고 있다. /경남도의회

성 의원은 도의회가 좁다. 새벽 5시 30분 일어나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성 의원은 의정 관련 민원인을 늘 두루 만나려고 노력한다.

'현장'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만날 때마다 늘 기록을 남기고 진행과정을 체크한다. 의정일지 기록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30년 넘게 공무원 조직생활을 하며 몸에 밴 습관인 듯하다. 성 의원은 의정일지와 민원일지가 계속 차곡차곡 쌓이면 좋은 자산이 되리라 믿는다.

도의회에 들어온 지도 어느덧 6개월이 지났다. 성 의원은 "지방의회를 흔히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치켜세우지만, 지방의원 정당공천이 여전하고, 의회 사무처 직원 인사권도 없는 등 여전히 지방의원이 소신 있게 일하기 어려운 구조인 것 같습니다. 밖에서 볼 때는 할 수 있는 게 많아 보였는데, 실제 들어와 보니 괴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당리당략을 떠나 오직 도민만 바라보고 의정활동을 하고 싶습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성 의원은 현재 기획행정위원회 소속이지만, 농민수당 신설 등 농업분야에 관심이 많다. 각종 수당이 차고 넘치는데, 도민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민이 수당을 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산업현장이나 건설 현장에서는 일하다 다치면 산재 등으로 보상을 해주는데, 작물이 서리를 맞는다든지, 기후변화로 농사를 망쳐도 제대로 보상이 안 되는 건 불합리하다고 생각합니다. 농민수당도 신설해야 한다고 봅니다. 아동수당, 고엽제 수당, 노인수당 등 정말 많은 수당이 생겼는데, 농민수당이 없는 까닭을 모르겠습니다. 임기 동안 농민이 더 안전하고 마음 놓고 농사지을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이바지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 상임위원회는 농해양수산위원회로 가고 싶습니다."

성 의원이 존경하는 인물은 '양극단'으로 나뉘었다. 법정 스님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았다. 소박·담백하면서도 '물 흐르듯 읽히는' 법정 스님의 글을 좋아해 스님이 쓴 책은 모두 읽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선 "5·16(군사쿠데타) 등으로 민주주의를 희생시킨 측면이 있지만, 그래도 그분이 아니었으면 우리나라는 먹고사는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