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현안 해결 제자리걸음
결단성 부족 논란 부채질
시 "이달 안 신중히 결정"

창원시가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한 지 6개월이 지나고 있지만 아직 1호 의제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후보 시절부터 주요 시정 현안을 '공론화'로 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구체적으로 마산해양신도시 활용, 스타필드 창원 입점 문제, 공원 민간개발 특례 사업을 그 대상으로 삼았다. 이 중 공원 민간개발 특례 사업은 시가 이미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한 사화·대상공원을 제외한 나머지 일몰제 대상공원을 매입·보존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공론화 대상에서 제외됐다.

창원시는 이에 마산해양신도시 활용, 스타필드 창원 입점 문제를 공론화 대상으로 삼을 방침이다. 시 공론화위는 관련 부서 경과보고와 의견 청취를 모두 마치고서 두 달여간 논의를 지속했음에도 아직 1호 의제를 선정하지 않은 상태다. 공론화위는 지난해 1호 의제 선정 시점을 11월께, 연말 등으로 밝혀왔으나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이 탓에 정책 결정에 과단성이 부족해 과정이 길어지고 논쟁만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타필드 창원 입점 관련 소상공인과 인근 주민 간 갈등이 한 예다. 이들은 각 한 차례씩 기자회견으로 기 싸움을 벌였다. 이 틈을 타 북면 주민들이 스타필드 유치 운동을 벌이고 나서기까지 했다. 소통으로 오해와 저항을 줄이겠다던 공론화 절차가 분열과 갈등에 불을 붙이는 모양새로 비치는 사례다.

이 가운데 지난 8일에는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창원시 공론화위가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않아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청원 글이 올라오기까지 했다.

자신을 창원시민이라고 밝힌 청원자는 "전임 시장부터 추진해오던 마산해양신도시, 스타필드 창원 입점 등 지역 현안 사업을 두고 현 허성무 시장은 공론화위에 논의를 맡겼다는 명목 아래 모든 사업을 중단시킨 채 의제 하나 결정도 못 하고 시간만 보내고 있다"며 "조속히 의제를 설정하고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일주일 만에 1000명 이상 동참했다.

실제 지난해 8월 조직된 공론화위는 여태껏 7차례 회의를 열었으나 200여 명 규모 시민 판정단조차 구성하지 못한 상황이다.

공론화위도 나름 고심이 있다. 마산해양신도시 문제를 다루는 데 선행 조건인 검증단 활동이 이달 말 끝났다. 검증단은 국비 지원 근거를 마련해 시 예산 투입을 줄이고 그 여력으로 이곳을 공익적으로 개발할 구실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검증단 활동이 이제 막 끝난 만큼 그 성과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다시 공론화 설계를 해야 한다.

마산해양신도시 문제는 14년 동안 논의된 현안인 만큼 다양한 논점과 그 근거가 될 자료, 정보도 충분하다. 이 때문에 공론화 논의가 '시나리오형'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검증 결과를 반영해 여러 시나리오를 짜야 하는데 이 작업도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스타필드 창원 입점 문제는 찬반 의견이 명확하게 갈리는 사안이지만 아직 사업 주체가 건축 허가 신청 등 건립에 필요한 구체적인 행정 절차 등을 진행하지 않는 한 공론화 의제로 삼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창원시 기획예산실 관계자는 이를 두고 "마산해양신도시는 지난해 말에야 사업 검증단 활동이 끝났다"며 "문서를 토대로 1월 중에 의제를 정해 신중하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스타필드 입점을 두고는 "실제 건축신고가 들어와야 그에 따른 구체적인 현황을 파악할 수 있고 교통영향평가, 상권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할 수 있다"며 "현 상황에서는 관련 민원이 많지만 의제화해서 논의를 시작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 탓에 올 상반기 중 1호 공론화 의제 선정도 어려운 거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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