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절반이 놀이공원 '독일 유로파 파크' 입성
아우토반 두 시간 달려 유럽대표 놀이공원 도착…롤러코스터 세계서 제일 커
콜마르 거쳐 프랑스 파리로 에펠탑 배경으로 사진 찰칵

스위스 취리히에서 위로 조금만 올라가면 독일이다.

여행을 끝내야 할 시간이 점점 다가오기에 독일은 다음에 가보자고 했는데 마이클의 집에서 멀지 않은 독일에 유럽 최대의 놀이공원인 '유로파파크'가 있다. 지훈이가 가보고 싶다고 하기에 가보기로 했다. 마이클은 유로파파크에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함께 많이 가봤다고 했다. 마이클은 우리를 안내해주기 위해 놀이공원 가는 길에도 따라 나섰다. 우리는 바이크 두 대를 타고 독일로 향해 나란히 출발했다.

◇아우토반을 타고 찾아간 유로파파크

스위스에서 독일로 넘어와 자동차의 속도제한이 없다는 '아우토반'으로 들어섰다. '아우토반'이라는 도로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독일에서는 고속도로를 '아우토반'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그리고 고속도로 통행료도 받지 않아서 아주 좋았다. 속도제한이 없기에 다들 빠르게 달릴 줄 알았는데 대부분의 차들은 최고시속 120㎞ 정도를 지키며 안전하게 달리고 있었다. 출발 후 두 시간쯤 지나 작은 도시 '루스트'에 도착했다. 유로파 파크가 얼마나 넓은지 이 도시의 절반을 차지한다.

▲ 독일 유로파 파크 앞에서 지훈이와 마이클. /최정환

표를 끊어 공원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입구에서 직원들이 보안 검색을 했다. 내 가방 안에 조그만 맥가이버 칼이 들어 있었는데 작은 칼이라도 들고 입장하면 안 된다고 했다. 유럽이라 그런지 놀이공원인데도 검색이 철저했다. 월요일인데도 사람들이 참 많았다. 그러나 다행히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줄을 길게 서야하는 건 아니었다. 유럽의 대표적인 놀이공원인 만큼 유럽 각 나라를 테마로 해서 만들었다. 마이클의 안내로 놀이공원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놀이기구 중에서 '실버스타'가 가장 인기가 좋았다. 세계에서 제일 큰 롤러코스터라는데 아주 높은 곳까지 올라갔다가 번지점프를 하듯 아래로 떨어지기를 반복했다. 심장이 멎을 듯했지만 묘한 재미가 있어 지훈이는 여러 번을 더 탔다. 신나게 놀고 나니 어느덧 해가 지고 있었다.

마이클이랑 놀이공원 앞 레스토랑에서 같이 저녁을 먹고 아쉬운 작별인사를 했다. 가끔이지만 한국에 온다고 해서 한국에 오면 꼭 우리 집으로 찾아오라고 했다.

그때는 우리 집에서 자고 한국 관광도 시켜주기로 약속했다. 비오는 날 이탈리아 해안 길을 지나가다 우연히 만난 사이일 뿐인데 이렇게도 친절하게 대해주다니 무척 고마웠다. 마이클에게 진심으로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프랑스 '프티베니스'에서 만난 한국 동생 만호

지훈이와 나는 '러스트'에서 멀지 않은 프랑스 '알자스' 지방을 향해 떠났다. 프랑스 알자스 지방에 있는 도시 '콜마르'에 닿았다. 이곳에는 작은 베니스를 뜻하는 '프티 베니스'가 있다. 이탈리아 베니스처럼 수로가 나 있고 그 주변에는 예쁜 집들이 줄지어 서 있다. 천천히 수로를 따라 걷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형님"이라며 나를 불렀다.

"엇 ! 만호야 여기서 어쩐 일이야?"

우리처럼 한국에서 바이크를 타고 여행 온 만호를 우연히 길에서 본 것이다. 미리 여기서 만나기로 약속을 한 것도 아닌데 신기하게도 프랑스 작은 도시 '콜마르'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된 것이다.

▲ 작은 베니스라고 불리는, 프랑스 콜마르지방의 프티베니스에서. /최정환

만호는 우리보다 일주일 늦게 출발했다. 북유럽을 다 돌아본 그는 콜마르, 파리를 거쳐 영국으로 가려던 길이라고 했다. 한국에서 바이크를 타고 세계 여행하는 사람이 1년에 몇 명 되지도 않는데, 프랑스의 작은 마을에서 만나게 되다니 넓은 지구촌이 좁게만 느껴졌다. 우리는 만호와 함께 파리에 가기로 마음을 맞춘 뒤 내륙을 향해 달렸다. 콜마르에서 출발해 해 질 무렵에야 어느 도시에 있는 캠핑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캠핑장은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중세시대 성 안에 위치해 있었다. 아주 오래된 이 마을에는 지금도 실제로 사람들이 살고 있다. 우리는 서둘러 텐트를 치고, 함께 서로 가진 음식재료를 모아 한국식 요리를 만들어 먹었다. 그리고 그간 여행하며 있었던 이야기를 밤새 나누었다.

다음 날 아침 일어나보니 짙은 안개가 캠핑장 주변을 감싸고 있었다. 오래된 성과 안개의 조화가 멋졌다. 천천히 짐을 챙겨 오토바이에 묶은 후 다시 파리로 향했다.

파리에 도착해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파리를 상징하는 대표적 건축물인 '에펠탑'이었다. 바이크를 타고 여기까지 와 에펠탑을 보다니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 우리는 개선문과 몽마르트 언덕, 노트르담 성당 등을 차례로 방문했다. 또 저녁에 다시 에펠탑을 찾아 카메라에 멋진 야경을 담기도 했다.

▲ 멋진 야경을 연출하고 있는 프랑스 파리 에펠탑을 배경으로 지훈이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파리에는 정말 차가 많았다. 사람들은 바쁘고 가는 곳마다 관광객들로 붐볐다. 한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보였지만 애써 알은 체하지는 않았다. 모두들 관광지를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우리는 노천카페에 앉아 차를 마셨다. 지나가는 사람들과 자동차를 구경했다. 파리는 대도시이기 때문에 한국과 다름없이 모두가 바빠 보였다.

나는 한적한 시골길을 좋아하고 웅장한 대자연을 좋아한다. 대도시는 언제든 비행기만 타면 올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빨리 도시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결국 프랑스 파리에서 서쪽 방향을 향해 계속 달리기 시작했다. 바다가 보일 때까지. /최정환 시민기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