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이더 장착…이젠 투피치 투수 아냐
지난 시즌 13패 최다 패전에도 슬라이더 비율 올리며 자신감
올해 목표, 부상없이 시즌 소화
포수 양의지 볼 배합에 기대...요구대로 던지도록 노력할 것

5승 13패 평균자책점 4.79. 프로 데뷔 후 최다 패전(13패)이라는 멍에를 썼던 지난 시즌. 이재학은 지난해를 '아쉬움'으로 평가했다.

잘 던지는 날에도 패전을 떠안았던, 유난히 승운이 없었던 한 해였다. 2년 연속 5승에 그치고 팀은 창단 첫 최하위라는 수모를 겪었지만 이재학은 결코 다른 이를 탓하지 않았다.

"지난해 내 성적도 그렇지만 팀 성적도 워낙 안 좋았다. 내가 좀 더 잘했더라면 하는 생각뿐이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2017년보다 나아진 모습이 있어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 물론 아쉬움도 많았지만 잘 생각해서 2019시즌을 잘 준비하려 한다."

새 야구장에서 새 시즌을 맞이하는 이재학이 덤덤하게, 그러면서 자신 있게 새 시즌 목표를 밝혔다. 지난 시즌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담긴 목표는 '새 마음 새 뜻으로 개인 기록보다는 팀을 우선하겠다'는 말로 연결됐다.

이재학은 지난해 성적 하락 속에서도 슬라이더를 더 많이 구사한 점을 긍정적 요소로 꼽았다. 그는 "예전에는 슬라이더를 경기당 한 번도 던지지 못하거나 1∼2개 던지는 게 다였는데 지난해에는 10개가량을 던지는 등 한 경기에서 슬라이더 구사율이 10%를 차지하기도 했다"며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재학의 이 자신감은 올해 마운드에서 되새길 마음가짐으로도 이어졌다. 이재학은 "올해 슬라이더를 많이 던지고 적게 던지고를 신경 쓰기보다는 제구력을 좋게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 적재적소에 잘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1월 1일이면 다들 마음가짐이 단단해지지 않느냐"며 "올해는 부상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안 거르고 나서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 이재학이 창원 마산야구장 더그아웃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이재학은 손민한 투수 코치의 지도 방식, 창원NC파크, 양의지 영입 등이 불러온 변화도 언급했다.

앞서 손 코치는 수차례 '끊임없는 경쟁과 휴식'을 강조한 바 있다. 철저히 선수에 맞추되 개인 기량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도였다.

이재학은 이를 두고 "프로 선수라면 유니폼을 벗을 때까지 경쟁해야 한다고 본다"며 "자유로움을 강조하는 손 코치님 지도 방식 아래 책임감은 더 커진 듯하다. 선수단이 모두 같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 팀이 더 강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투수 친화적이라 평가받는 창원NC파크에 대해 이재학은 '그보단 팬 친화적'이라고 밝혔다. 이재학은 "투수 위치에서는 '마산야구장보다 더 커서 조금 편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며 "창원NC파크는 시설이나 환경이 정말 뛰어나다. 팬들이 정말 좋아할 듯하다"고 말했다.

이재학은 두산 베어스 시절에 이어 8년 만에 재회하게 된 양의지와의 호흡도 기대했다.

이재학은 "두산 시절 나는 완전 신인이다 보니 함께 호흡을 맞출 새도 없었다"면서도 "상대로 만나 본 양의지 선수는 정말 볼 배합을 잘하는 선수다.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양의지 영입에 맞춰 자신도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학은 "포수 리드, 볼 배합이 아무리 좋아도 투수가 원하는 곳에 던지지 못하면 소용없는 것 아니겠느냐"며 "의지 형이 원하는 대로 잘 던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내내 이재학은 '새 마음 새 뜻'을 말했다. 개인·팀 성적 아쉬움도 고스란히 녹아 있는 말일 터. 하지만 이재학은 좌절보다는 희망을 말했다.

이재학은 "새 야구장에 오시는 팬들께 지는 경기를 보여드리면 더 마음이 안 좋을 듯하다"며 "새로운 마음으로 최대한 많은 경기에서 이길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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