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알리고 한국 알게 된 시간
넓은 마음 가진 사람들에 감동

이 글은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창원 사화초등학교에서 교환교사로 생활하다 돌아간 몽골 울란바토르 다르항 중학교 교사 자르갈마 씨가 보내온 경험담으로, 당시 통역을 맡았던 노유정(경남다문화가족지원센터) 씨가 번역했다. - 편집자 주

저는 대한민국 교육부 도움으로 동남아 교사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어 3개월 동안 대한민국 초등학교에서 배우고 경험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몽골,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등 7개국 교사들과 함께 한국에 갔고 저는 창원 사화초등학교에 배치되었습니다. 몽골-한국 교사교환 프로그램은 2012년부터 매년 진행되며, 2017년도까지 몽골에서 총 114명 교사가 한국으로 갔으며 한국에서는 총 128명 교사가 몽골에 왔습니다.

이번에 우리는 9월 2일 인천공항에 도착해 유네스코 아태교육원에 가서 3일 교육을 받고 7일부터 경남 창원에 있는 사화초등학교에서 3개월 동안 배우고 몽골문화수업을 진행하면서 한국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일상을 경험하였습니다.

몽골 문화를 강의하기 전에 몽골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학생들에게 물었습니다. 대부분 몽골이라면 넓은 초원에서 말 타고, 양 잡아먹고 사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많이 놀랐습니다. 알고 보니까 한국 TV는 한국에 없는 것들만 보여주기 위해서 몽골의 시골 생활과 유목민들 생활이 주로 방송에 나온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 하는구나, 몽골에 대해서 뭐든지 알려줘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몽골 도시 생활, 유목민 생활, 예술, 음악, 놀이 등 여러 주제로 수업을 진행했는데 한국 초등학생들의 열정, 성숙, 무슨 일이든 꼼꼼하게 하는 모습,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능력, 감정표현 등이 아주 적극적이어서 정말 놀라웠습니다.

중간보고를 하러 몽골 선생님 세 분과 함께 넷이서 통역사도 없이, 담당 선생님들도 없이 서울로 간 일화는 아직도 생생합니다. 유목초등학교 담당 선생님께서 우리를 KTX 열차 타는 데까지 데려다주느라 같이 나왔습니다. 선생님이 열차 안으로 같이 들어와서 우리한테 앉을 자리를 안내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열차가 출발했고, 우리는 한국 선생님이랑 같이 서울로 가는구나 생각했는데 얼마 가지 않고 선생님께서 다시 내리셨습니다. 나중에 통역사한테 들으니 우리를 위해 자리를 찾아 주는데 갑자기 열차가 출발했다네요. 선생님도 너무 당황하셔서 다음 역에 내려 다시 열차 타고 창원으로 오셨답니다. 몽골 사람들은 몽골의 넓은 초원만큼 마음이 넓다고 많이들 이야기하는데요, 한국 사람들도 참 착하고 넓은 마음을 가졌구나 하는 감동을 받았습니다.

중간보고를 잘 마치고 넷이서 밤 열차 타고 창원으로 가는데 불안하고 두려웠습니다. 창원이라는 단어가 방송에서 나와서 내려보니 우리가 아는 창원역이 아니어서 정말 무서웠습니다. 급하게 통역사한테 전화하고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얼마 기다리지 않았는데 담당 선생님께서 오시는 것을 보고 너무 기뻐서 어린이들처럼 뛰어갔습니다.

당시에는 정말 힘들었지만 돌아보면 너무 좋은 추억이었습니다. 몽골에 돌아와 두 달이 다되어 가는군요. 종종 한국에서 보낸 3개월이 생각납니다. 담당 선생님, 통역사님, 학생들도 모두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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