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세 현 전 경남과학고등학교 교장
'우주선, 기후변화 유인'가설 이목집중
경남 농경문화의 일본전파 과정 풀릴까

태양은 약 11년을 주기로 그 활동이 변하면서 지구의 기후에 큰 영향을 준다. 태양 활동의 변화로 생긴 태양복사, 자외선, 우주선(cosmic ray) 등이 지구의 기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 우주선은 최근 고고학자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라고 생각된다. 그 첫 번째는, 우주선이 대기 중에 방사성탄소(C14)를 생성시킨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우주선이 구름형성을 유인한다는 가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주로부터 날아오는 우주선의 약 90%는 양성자다. 바로 이 고속의 양성자가 공기 중의 질소 원자핵과 충돌, 핵반응을 일으킴으로써 C14를 만든다. 이것은 탄소의 동위원소의 하나로 반감기가 5730년으로 알려진 방사성물질이다. 또, 광합성을 통해 식물 세포 내에 C14가 누적되면 먹이사슬에 따라 동물의 체내로 옮겨간다. 따라서 유체에 남아있는 C14를 측정하면 그 생명체의 생존 연대를 알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잘 알려진 C14 연대측정법이다.

그런데, 고고학 연구에서 알고 싶은 것은 역연대(calendar year)이지 C14 연대가 아니다. C14 연대를 역연대로 교정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통일된 기준(reference)이 필요했다. 그래서 1998년 전문가들이 모여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C14교정곡선(Intcal98)을 처음 만든 이후 약 5년마다 버전업해 현재는 약 5만 년 전까지의 기후변동이나 역연대의 관계를 알 수 있는 'Intcal13'을 사용 중이다.

교정연대는 '교정했다(calibrated)'는 의미로 'calBC(기원전)'나 'calAD(기원후)', 혹은 'calBP(before Physics, 1950년 기준)'라는 단위를 사용한다.

또, 태양의 활동이 약해져서 지구로 향하는 우주선의 양이 증가하면, 구름의 양이 증가한다는 사실도 알려져 있다. 즉, 대기 중에 '우주선 양 증가→구름 증가→태양 복사에너지 감소→기온 하강'으로 이어짐으로써 한랭기가 온다는 것이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도 농업혁명은 인구증가의 원인이 되었고, 식량공급을 늘리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경작지가 필요했음을 언급하고 있다. 이처럼 인구증가와 갑작스러운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부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농경적지를 찾아 농경문화가 전파된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있다.

도쿠시마대학의 하시노 신페이(端野晋平) 교수는 C14교정곡선(Intcal13)을 분석하여 한반도 남부지방의 기후변동 시기를 특정하고, 마침 그 시기에 규슈 지방에 등장하기 시작한 문화요소들을 복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두 번에 걸쳐 도래인이 발생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그는 기원전 8세기를 전후한 한랭기(730calBC∽)에 첫 번째 도래인이 발생했고, 또, 기원전 7세기 말부터 시작된 온난기(670calBC∽)에 두 번째 도래인이 바다를 건넜다고 보았다.

한랭기는 물론 온난기에도 식량 리스크가 커짐으로써 진주 대평리를 중심으로 하는 경남지역의 농경사회에 불안정성이 증대되자 수도작 농경기술을 포함한 다양한 과학기술을 가진 도래인들이 발생, 일본에 농경문화를 전파함으로써 오늘날 일본 문명의 기원이라고 불리는 야요이문화가 촉발되었다는 것이다.

청동기시대, 번성하던 대평리 하늘에 우주선이 급변하면서 자연재해가 덮쳤다. 거듭된 홍수로 인한 절망감 때문인지 대평리는 한동안 버려진 땅이었다.

이제 그 단절의 미스터리가 조금씩 풀리는 느낌이다. 그들은 떠났지만, 그들이 남긴 흔적은 많이 남아있다. 3000년 전 남강문화의 실체를 밝히자. 이로써 진주의 역사에 깊이를 더하고, 문화적 자긍심을 높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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