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노지 채소 우려 커

최근 전국적으로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미세먼지가 식품 안전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커 안전한 농식품 생산을 위한 과학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경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원예생산공학연구실(교수 정병룡)과 미세먼지해결시민본부(공동대표 김민수· 이하 미해본)는 '미세먼지가 식품안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이 조사는 두 기관이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과 '미세먼지 통합관리 전략수립 연구'를 위해 지난해 9월 21일부터 10월 7일까지 17일간 전국 농식품 소비자 7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것이다.

조사 결과 미세먼지로 말미암아 일상생활에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물음에서 응답자 10명 중 9명이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다.

미세먼지가 '매우 신경이 쓰이며 일상생활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57.7%, '비교적 자주 신경이 쓰이고, 일상생활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다' 32.9%로 나타났다. 반면 '가끔 신경이 쓰이며 일상생활에 별 영향은 없다'와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는 각각 9.0%, 0.4%에 그쳤다.

미세먼지가 농식품 안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응답자의 대부분은 '노지에서 생산되는 채소가 재배와 유통과정에서 미세먼지에 노출되어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89.4%)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29.2%는 '건강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라고 답했다.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8.6%)거나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1.9%)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매우 적었다.

소비자들은 농식품을 구매할 때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소 등 농산물을 구입할 때 안전(생협구매 및 안전인증)(59.4%)을 가장 중시했으며, 신선도(39.3%)·재배지역(5.3%)·가격(4.6%)은 그 다음이라고 답했다.

또한 '길거리 음식을 미세먼지 오염원으로 여기고 구매를 망설이거나 구매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도 87.1%로 나타나 미세먼지에 따른 농식품의 생산과 유통, 조리과정에서 불안함이 큰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노지와 시설(비닐하우스)에서 생산된 채소 중 어느 것이 더 안전(공해에 덜 노출)한지에 대해서는 △노지나 시설이나 비슷할 것(42.9%) △시설이 더 안전하다(36.9%) △모르겠다(18.7%) 순으로 답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거의 매일 섭취하는 농식품의 생산과정과 안전성 확보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렵기 때문에 구매결정에서 객관적인 판단이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안전한 농식품 생산을 위해 무엇이 선행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농산물에 미세먼지가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규명해야 한다'(52.3%)와 '고농도 미세먼지 오염에 대비한 안전한 재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45.3%)고 답했다. 미세먼지로부터 농식품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과학적 접근과 현실적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공감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미해본 김민수 공동대표는 "그동안 미세먼지가 호흡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진행됐으나 미세먼지에 그대로 노출되는 농식품이 안전하게 생산되고 있는지, 실외에서 건조된 식품들에는 미세먼지가 얼마나 잔류되어 있으며 그것을 섭취했을 때 따르는 건강상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지에 대한 연구는 미흡했다"고 지적하고 "보다 안전한 생산과 섭취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 등에 관해 과학적인 연구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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